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당 체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큰 방향과 틀은 친정체제 구축이다. 정 의장은 동시에 민생 행보도 가속화하면서 곧바로 5ㆍ31 지방선거 대비태세를 갖췄다.
정 의장은 20일 사무총장에 염동연, 대변인에 우상호, 의장 비서실장에 박명광 의원 등을 발 빠르게 임명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확고한 지휘체계를 확립, 경선과정에서 커진 계파 갈등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것이다.
이는 당직 인선의 가장 큰 특징인 비서실의 확대개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당초 비서실은 의원급 비서실장 한명과 사무처 당직자 몇몇으로 구성됐으나 정 의장은 비서실에 의원만 4~5명을 배치키로 했다. 비서실장 밑에 수석부실장을 두고, 부실장에도 2~3명의 의원을 임명할 계획이다. 수석부실장에는 우윤근 의원을 내정했다.
비서실을 친정체제로 강화하는 것은 실무뿐 아니라 의원들과의 소통, 대야 업무 등 정무역할까지 맡기기 위해서다. 원외인 만큼 비서실에 배치한 측근 의원들을 통해 원내문제에도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관철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 의장의 싱크탱크인 나라비전연구소 이사장인 박 의원을 비서실장에 기용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사무총장에 조직관리에 뛰어난 염 의원을 임명한 것도 눈에 띈다. 그는 반여 정서가 깊어진 광주ㆍ전남 지역에 일정한 기반을 갖고있어 호남민심 달래기가 급한 정 의장에겐 큰 도움이 된다. 386 운동권 출신인 우 의원을 대변인에 기용한 것은 진보적 소장파들을 적극 껴안아 우군으로 돌리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특히 정 의장은 주중에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적극 추진키로 했다. 정 의장측 핵심인사는 “강 전 장관을 영입한다면 최고위원에 지명할 것”이라며 “수일 내 강 전 장관을 접촉, 가부간 확답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선거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인 것이다.
정 의장은 민생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지방선거 전 100일간 죽을 힘을 다해 현장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첫 주제를 교육양극화 해소로 정한 뒤 이날 서울대 정운찬 총장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정 의장은 주중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광주를 방문하는 등 호남 민심을 추스르는 발걸음도 재촉한다. 노무현 대통령과도 19일 전화 통화한 데 이어 내주 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3월중 선대위 체제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당의 명운은 물론 자신의 정치적 승부가 걸린 지방선거를 겨냥해 전대가 끝나기 무섭게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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