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볼썽사나운 무협회장 추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볼썽사나운 무협회장 추대

입력
2006.02.27 01:45
0 0

“경선규정이요? 없어요. 회장단이 단독 후보를 추대하면 늘 총회에서는 박수치고 끝냈죠.”

한국무역협회 한 관계자는 21일 요즘 돌아가는 상황이 불만스러운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회 회장경선에 대해 퉁명스런 대꾸로 일관했다. 무협은 전날 회장단 회의를 열어 15년간 이어져온 ‘민간 출신 수장’의 전통을 깨고 공무원 출신인 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키로 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중소업체 대표가 22일 총회에 회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60년 사상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무협 회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전 장관의 대항마는 낚시대 등을 수출하는 무명의 업체인 동미레포츠의 김연호(74)회장이다. “요즘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경선규정이 있는데, 8만여 수출업체를 거느린 무협이 이렇습니다.

더욱이 정부 지시로 회장을 뽑던 권위주의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겁니까.” 종합상사에 재직한 기간을 포함해 38년간 해외현장을 누볐다는 김 회장의 성토는 “무협이 정부 눈치나 보면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은 제때 챙기지 못했다”는 일부 업체들의 불만과 맞물려 파장을 낳고 있다. 김 회장 지지파들은 이번 총회에서 경선규정도 만들어 표대결도 불사하겠다고 벼른다.

이 같은 ‘반란’ 움직임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부와 무협 지도부 모두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산자부 장관에서 물러난 지 열흘밖에 안된 인사를 무협 회장으로 앉히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이다.

특히 무협 상근 부회장과 전무도 역시 산자부 출신이다.“부회장단에 있는 기업인들 가운데 유능한 차기 회장감이 많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해온 김재철 회장을 비롯한 현 회장단이 일언반구의 반대 의견조차 내지 않고 이 전 장관을 단독 후보로 추대한 것도 볼썽사납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