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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가는 길' 수용소 현실 고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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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가는 길' 수용소 현실 고발 눈길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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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수용소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관타나모 가는 길’이 베를린영화제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이 연출해 경쟁부문에 출품한 이 영화는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이유없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2년2개월 동안 억류됐던 세 젊은이의 증언을 기초로 했다. 출신 도시 이름을 따 ‘팁튼 3인방’이라 불리는 루헬 아메드, 샤픽 라술, 아시프 이크발의 불운은 2001년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가면서 시작됐다.

결혼식이 끝난 뒤 이슬람 성직자의 부탁으로 세 친구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넘어가 구호품을 전달하다가 미국의 아프간 공습을 만난다.

공습을 피해 도망한 아프간 북부도시 쿤두즈에서 ‘무슬림 투사’로 몰려 체포된 후 관타나모로 호송돼 재판도 없이 2년 넘는 포로생활을 겪는다. 독방에 감금된 채 기도까지 금지당하며 “알카에다임을 자백하라”는 고문에 시달리다가 2004년 영국 정부의 압력에 의해 풀려났다.

윈터바텀 감독은 석방 직후 이들과 만나 600쪽에 달하는 증언록을 만든 후 이를 1시간 35분짜리 영화로 탄생시켰다.

위터바텀은 “5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가 쿠바에 포로수용소를 만들고 재판도 없이 사람들을 감금한다고 말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을 것”이라며 “관타나모 수용소 같은 곳이 존재한다는 처참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화제에 동행한 라술은 “솔직히 미국 정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관심 없고, 사람들이 아직 그곳에 남아있는 500여명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BC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이 작품처럼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는 없다”면서 “14일 시사회장 문이 열리자마자 자리가 꽉 찰 정도”라고 보도했다.

윈터바텀 감독은 아프간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인 디스 월드(In This World)’로 2003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관타나모 일지

1898년 미국_스페인 전쟁 말기, 미국 쿠바 관타나모만 점령

1903년 2월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대통령, 토머스 에스트라다 팔마 초대 쿠바 대통령(미국 시민)과 기지 임차 계약 체결. "쿠바의 영토로 남겨두되 미국의 관할 및 통제 하에 둔다" 명시

1934년 기지 임차료 매년 금화 2,000개(약 4,085달러)로 구체화. 계약 파기 위해서는 양측이 동의해야 한다는 규정 추가

1959년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불공정 계약"이라며 미국 관타나모 철수 요구

2002년 1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서 체포된 알 카에다, 탈레반 전사 등 '불법 전투원', '캠프 X_레이'에 수감.

4월 캠프 X_레이 폐쇄로 수감자 '캠프 델타'로 이동

2002년 2월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600명 중 100여명, 민간 법정서 재판 받을 권리 요구하며 단식 투쟁

2004년 3~5월 수감자 수십 명 석방

2004년 7월 관타나모 수감자, 첫 미 군사법원 재판 회부

2005년 1월 미 관타나모 수용소 포로 학대 행위 재판 시작

2005년 5월 미 잡지, 관타나모서 코란 모독 행위 폭로

2006년 2월 유엔, 미국에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권고, 미국 거부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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