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파키스탄에서 유럽 언론의 마호메트 풍자 만평 게재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엉뚱하게도 한국 기업이 수십억원대의 손해를 입었다. 마호메트 만평 항의 시위가 중동과 아시아 등으로 확산된 가운데 한국 기업의 피해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삼미대우고속운수법인이 운영하는 버스터미널에 마호메트 만평 항의 시위대의 일부가 불을 질러 터미널 건물과 버스 등 차량 22대가 전소됐다. 현지 직원 4명도 시위대를 막는 과정에서 부상했다. 회사측은 피해액이 최소 30억원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라호르에 주재하는 이제병 법인장은 “페샤와르, 이슬라마바드, 라호르 등 3개 대도시에서 시위가 계속되면서 파키스탄은 무법천지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직원들에게 일주일간 휴가를 주고 대피시켰다. 시위대가 불을 지른 버스터미널은 ㈜대우 무역부문 소유였으나 IMF 이후 삼미에 매각됐다.
페샤와르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에는 마호메트 만평 사태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인 7만 여 명의 무슬림이 가담, 노르웨이 이동통신회사 텔레노르와 파키스탄 통신사인 모빌링크 사무소, 패스트푸드점 KFC 점포와 영화관 3곳에 불을 지르는 등 한층 과격한 양상을 띠었다.
이날 시위대가 발사한 총탄에 8세 남자 아이가 숨지는 등 3명이 사망하고 45명이 다쳤다. 파키스탄 당국은 북서부 지방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동부 지역에는 무기한 시위를 금지했으나, 무슬림의 만평 항의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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