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이민을 하는 내국인들의 국내 재산 유출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들의 해외 이주비는 6억3,000만 달러로 2004년 4억7,000만 달러에 비해 34%나 급증했다. 지난해 해외 이민 신고자 수가 8,277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 당 이주비가 7만6,000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작년 평균 원ㆍ달러 환율 1,024.30원을 적용하면 원화로 대략 7,8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는 3억1,200만원 수준이다. 해외 이민 신고자가 9,759명이었던 2004년에는 1인 당 해외 이주비가 4만8,000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500만원) 정도였다.
해외 동포들이 국내의 부동산이나 예금을 처분해 해외로 유출한 해외동포 재산반출 규모도 급증했다. 해외동포의 재산반출은 주로 해외 이주자들이 시차를 두고 국내 재산을 처분한 데 따른 것이어서, 광의의 해외 이주비라 할 수 있다.
해외동포 재산반출은 지난해 23억9,000만 달러(원화로 약 2조5,000억원)로 2004년 18억1,000만 달러에 비해 32% 증가했다. 2003년(9억5,000만 달러)에 비하면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반면 해외 이주자들의 규모는 최근 들어 감소하고 있는데, 한국은행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해외 이주 신고자 규모는 2002년 1만1,178명에서 2003년 9,509명, 2004년9,759명, 2005년 8,277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해외 이주비와 해외동포 재산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국내 부동산 가격이 오른 데다 원ㆍ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원화 기준으로 같은 1억원을 들고 나가더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달러화 평가액이 더 크기 때문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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