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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한통의 사랑, KBS '사랑의 리퀘스트' 4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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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한통의 사랑, KBS '사랑의 리퀘스트' 400회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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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00-0600. 전화 자동 응답 시스템(ARS)을 이용해 한 통화에 1,000원씩 보내주는 시청자들의 온정을 모아 난치병 환자, 소년 소녀 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도와 온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토 오후 7시10분)가 18일 방송 400회를 맞는다.

연말 불우 이웃 돕기 등에서 낯익은 모금 방식인 생방송과 연계한 실시간 ARS 모금은 1997년 10월 첫 전파를 탄 ‘사랑의 리퀘스트’가 처음 선보인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적당한 방법이 없어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신이 담긴 이 모금 방식에 큰 호응을 보내며 ‘1,000원의 기적’을 일궈 왔다.

첫 방송 이후 지금까지 모인 ARS 모금액은 412억4,500여만원으로, 방송 한 회당 평균 1억여원이 모금되고 있다. 개인이나 단체가 별도로 보내 온 후원금을 포함하면 모금액은 503억2,800여만원에 이른다. 올 1월에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안경점을 하는 이남림(60)씨가 30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성금은 한국복지재단에서 접수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운영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집행되는데, 지금까지 총 4,144명에게 도움의 손길이 전해졌다. 이 밖에 2002년 실향민 고 강태원옹이 기탁한 200억원으로는 ‘KBS강태원복지재단’을 만들어 따로 운영하고 있다.

제작진은 방송 400회를 맞아 사랑의 손길을 국내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해외 동포와 북한 어린이 돕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18일 400회 특집 방송에서는 가수 현숙이 의료 봉사단과 함께 들른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 마을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한다. 또 개그맨 김기수와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 3학년들로 구성된 ‘사회 복지군’은 지난해 지진으로 3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파키스탄 동북부를 찾아 구호 활동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사랑의 리퀘스트’가 대표적인 자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는 했지만, 그 사이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이 별반 달라지지 않은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의 눈물로 반짝 동정을 유도하는데 그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들린다.

오세영 프로듀서는 “사실 정부가 구조적으로 나서야 할 일을 대신 하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모금에 그치지 않고 보건 복지 정책의 발전과 기부 문화 활성화를 이뤄내는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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