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고 봐주지 말라. 강하게 크고 싶다!’
2ㆍ18 전당대회 대단원을 앞둔 열린우리당에서 여성 후보 1인의 자동 지도부진출 조항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선출직 최고위원단 5명 안에 반드시 여성 1명이 포함돼야 한다는 조항(당헌 제32조)을 없애자는 것인데, 이를 주창하는 사람이 여성이라는 게 흥미롭다.
16일 MBC 100분 토론에서 홍일점인 조배숙 후보가 돌연 김영춘 후보에게 물었다. “나는 유일한 여성 후보여서 당연직 최고위원이 된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여성 배제조항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전대에서도 유능한 여성정치인 한명숙 의원이 최하위를 했다. 전대 후 당헌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 후보는 “이 달 초순 여론조사에서 내가 8명 후보 중 일반 국민상대로 3위를 했고, 예비경선 때도 여론조사 부분에서 6위를 차지했다”며 “반면 현장에서는 배제(투표) 때문에 최하위를 했으니 당헌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조 후보는 2일 예비선거에서 현장투표는 9위를 했지만 여론조사에선 임종석(403표) 이종걸(211표) 김영춘(209표) 후보를 제치고 6위(408표)에 올랐다.
이에 김영춘 후보는 “강력한 여성지도자를 키우는 의미에서도 남녀동등 경쟁이 필요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우리당 운영관리실 이정석 국장은 “‘저 여성후보는 당연히 되는데 왜 투표하느냐, 그 표를 나에게 달라’는 상대방 주장이 당연히 먹힌다”고 현 제도의 맹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당 안팎에는 공직선거 후보 경선에서 여성 후보에게 본인 득표의 20%를 얹어주는 조항(당규 제9호)에 대한 불만도 적지않다. 경쟁력 있는 여성이 나설 경우 남성 후보는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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