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은 이 사건의 핵심 4인방 가운데 DNA 분석을 맡은 이양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 연구실장이 NT-1(B씨의 난자로 만들어진 1번 처녀생식 줄기세포) 지문조작에 적극 개입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이 실장과 윤현수 한양대 교수, 김선종 연구원 등 핵심 관련자들을 금주 중 불러 DNA 지문분석 과정에 제기된 의혹들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이 실장이 미즈메디 병원 측이 보유하고 있던 황 교수팀의 NT_1과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1~15번) DNA 시료를 넘겨받아 지문 분석을 하면서 시료를 논문 조작에 이용된 것으로 바꿨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실장은 2003년 5월과 10월, 2004년 2월과 9월 NT_1 시료를 받아 DNA 지문분석을 했다. 하지만 이 실장이 윤현수 당시 미즈메디 연구소장에게 보낸 DNA 분석결과는 4차례 모두 NT_1 DNA가 아니라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체세포 공여자 A씨의 DNA 지문이었다.
이 실장은 2004년 2월과 9월에 분석하다 남은 시료를 서울대 조사위를 통해 검찰에 제출했다. 이 시료 역시 A씨의 체세포 DNA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 조사에서는 이 실장이 줄기세포 시료를 받고 검사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배제됐다.
그러나 이 실장이 제출한 NT_1(실제는 A씨 체세포) DNA시료는 2004년 동시에 의뢰된 다른 미즈메디 줄기세포 시료보다 DNA 농도가 10분의 1로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즈메디 병원 측은 이들 시료를 동시에 추출해 함께 국과수에 보냈다. 그런데 이 시료들 중 유독 미즈메디 측이 NT_1이라고 보낸 DNA시료만 농도가 현격히 낮다는 사실은 이 실장이 애초에 받은 것(NT_1)과 다른 DNA(A씨 체세포)를 분석해 결과가 일치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대 조사위에서는 김진미 연구원이 2004년 9월 NT_1과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 DNA를 한 기계에서 추출, 무작위로 번호를 매겨 이 실장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DNA 농도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그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 관련자들에게 확인할 내용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만약 이 실장이 전혀 다른 DNA 시료를 분석했다면 미즈메디 병원 내부자와 공모가 필연적이다. 누군가 줄기세포 DNA와는 별도로 A씨의 체세포 DNA를 이 실장에게 넘겼고, 무작위로 번호가 매겨진 시료 중 어떤 것이 NT_1인지 구분해 바꿔치기 할 수 있도록 알려주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윤현수 교수의 한양대 후배라는 인연으로 장성에서 근무하는 동안 줄곧 미즈메디 병원의 DNA 분석을 도맡아왔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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