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NF 쏘나타는 일본 혼다 어코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보다 과연 어떤 면에서 앞설 수 있을까.
1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쏘나타는 미국 공영방송인 PBS방송사가 주관하는‘2006 운전자의 선택상(2006 Motor Week Driver’s Choice Award)’ 패밀리 세단 부문에서 최우수 차량으로 선정됐다. 쏘나타가 경쟁 차량인 혼다 어코드와 도요타 캠리 등을 당당히 물리치고 최우수 패밀리 세단으로 꼽힌 셈이다.
미국 전역에서 매주 방영되는 PBS 방송 25년 역사의 자동차 전문 TV 프로그램인‘모터위크(www.pbs.org/motorweek)’는 미국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TV쇼다.
특히‘2006 운전자의 선택’상은 모터위크의 PD와 제작진, 자동차 전문가 등 15명의 평가위원단이 150개에 달하는 차량을 소형차, 고급세단, 컨버터블 등의 분야로 나눠 성능과 기술력, 실용성, 구매가치 등의 항목을 중점 평가해 분야별로 최우수 차종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PBS의‘모터위크’프로그램 유명 호스트인 존 데이비스는 “한국 브랜드로는 최초로 미국 앨라배마에서 생산된 쏘나타는 편안한 승차감과 만족스러운 품질, 안전성 등의 부문에서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보다 우수한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쏘나타는 어떤 구체적인 기준에서 경쟁 차량들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인가. 일단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게 PBS가 꼽은 쏘나타의 최대 장점이다.
PBS는 “미국에서 월마트가 성공한 것은 미국인들이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쏘나타는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올해 나온 중형세단 중에서 가격대비 성능이 가장 우수하며 이점이 어코드나 캠리를 진정으로 위협(real threat)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전체적인 스타일에서도 기존 모델보다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5세대 NF 쏘나타는 EF 쏘나타에 비해 한층 세련되고 안정감 있는 스타일로 ‘바람이 깎아놓은 세단’어코드나 캠리와 견줄 만 하다는 게 PBS 평가위원단의 지적이다.
다만 전체적으로 쏘나타가 일본차와 그 이미지가 너무 흡사해 일본차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스타일에서 창의성이나 고유의 기술력이 5%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가 우수하다고 평가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PBS 평가위원단은 쏘나타가 보여주는 높은 출력과 경제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기본형(GL)과 중간형(GLS)은 162마력/최대토크(kgㆍm/rpm) 164/4,250를 갖춘 신형 2.4ℓ 엔진을, 고급형(LX)에는 3.3 V6 엔진이 장착돼 235마력에 최대토크 226/3,500로 높은 출력과 경제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급 발진시 노면상태를 감지해 타이어의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트랙션콘트롤시스템(TCS)이 전 모델에 기본장착 되는 등 가격대비 뛰어난 사양을 갖춘 점이 크게 반영됐다. 역시 가격 경쟁력이‘쏘나타의 힘’인 셈이다.
미국의 고속도로와 샌프란시스코 주변도로에서의 쏘나타 시승에서도 높은 평가가 나왔다.
PBS 평가단이 시승한 쏘나타 3.3모델은 현대차 중 가장 뛰어난 순발력과 부드러움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평가단은 “변속능력은 뛰어났으나 캠리 만큼 부드럽지는 못했지만 어코드와 견줄 만 했다”고 말했다.
평가단은 또 “고속도로 주행은 조용하고 안정감이 있지만 꾸불꾸불한 도로에선 다소 차체의 흔들림이 감지됐다”며 “핸들링은 어코드와 비교할 때 다소 밀려 경쟁 모델을 제압할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그러나 쏘나타가 다른 경쟁 차량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차량자세제어장치(ESC)를 비롯 17인치 타이어와 서스펜션, 속도감응형스티어링(ESS), 4륜 디스크브레이크, EBD-ABS 시스템 등이 장착돼 있어 중형차면서도 대형차의 사양을 갖춘 점이 돋보인다고 높이 평가했다.
실내공간 역시 어코드나 캠리 보다 넓어 여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렁크 공간은 기존 모델보다 16%나 커져 캠리의 트렁크 공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평가단은 마지막으로 가격면에서 쏘나타 6기통 최고급형인 LX의 경우 2만3,495달러(약 2,300만원)로 동급인 캠리 LXE모델보다 2,500달러가 싸며, 어코드 최상 모델인 EX와 비교하면 4,000달러나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평가단은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쏘나타는 중형 패밀리 세단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추수감사절 시즌 마트에 쏟아져 나오는 특가품을 노리는 알뜰 쇼핑객들처럼 수많은 고객들이 쏘나타를 사기 위해 몰려들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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