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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 돼 만난 초등학교 동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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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 돼 만난 초등학교 동창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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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자 선생님인 진숙이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평생교육시설인 서울 마포구 대흥동 양원주부학교를 24일 졸업하는 윤영숙(49ㆍ오른쪽)씨와 이 학교 도덕 교사 장진숙(49ㆍ왼쪽)씨는 충남 부여의 한 초등학교 동창생이다.

윤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가정 형편상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전자공장에 취업했다. 그가 교실로 돌아간 것은 초등학교 졸업 후 32년이 지난 2003년 3월. 윤씨는 “마흔 살이 넘어 딸을 낳았는데 아이가 커갈수록 엄마가 똑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주부학교를 찾았는데 첫 수업에서 만난 선생님이 고향 친구 진숙이였다”고 했다.

두 사람은 윤씨가 서울로 이사하면서 연락이 끊겼다. 윤씨는 첫 눈에 장씨를 알아봤지만 부끄러워 2년 반 동안 말도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고입,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작년 여름에서야 둘 사이를 밝혔다. 윤씨는 “친구가 ‘그동안 왜 밝히지 않았니’라며 손을 꼭 잡아주는데 한없이 따뜻함을 느꼈다”며 “친구 덕분에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고마워했다.

장씨는 “쉰 살이 다 된 나이에도 검정고시를 준비하느라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한 영숙이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윤씨는 어릴 적부터 가졌던‘문학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대학 국어국문학과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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