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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증시 이젠 갈라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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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증시 이젠 갈라서나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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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증시가 갈라설 때 된 모양이다. 지난해 이후 동조화 현상을 보여오던 국내 증시와 일본 증시가 최근 들어 조금씩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양 시장의 펀더멘털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동조화 심리를 버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 증시는 미국 증시보다 일본 증시와 더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한 동안 박스권에서 오가던 주가가 경기 회복을 맞아 동시 상승하면서 유사한 모습을 보인 것. 양국의 동조화는 지난달 ‘라이브도어’ 사태로 인한 일본 증시의 폭락이 국내 증시 급락을 불러오는 등 조정국면에서도 이어져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실제 17,20일 일본 증시는 크게 하락했으나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21일에는 일본 증시가 큰 폭 반등했으나 국내 증시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21일 “한국과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이 서로 다른 만큼 증시 동조화 심리를 지울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우선, 경기 회복의 동력에서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각각 5.2%와 5.5%로, 예상을 상회하는 높은 성장을 달성했으나 한국의 성장원인이 내수의 빠른 성장이었던데 반해 일본은 수출 대기업 주도의 상승이었다는 게 오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수출의 경우 일본의 수출 고속 성장에 따른 수혜가 별로 크지 않고 미국과 중국의 수입 수요, 원달러 환율 등락, 품질 및 디자인 경쟁력 등이 방향을 좌우하는 최우선 변수라고 설명했다.

수급 상황에서도 양국의 차이는 적지 않다. 지난해 국내 증시의 경우 부동자금의 이동에 따른 주식형 펀드 열풍과 이 자금을 기반으로 한 기관의 매수가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일본 시장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로 상승했다는 얘기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일본 증시에서는 91조원을 순매수했다. 현재 양국의 수급 불균형은 주식형 펀드 수탁액 증가세 둔화로 인한 기관 매수 여력 부족과 외국인의 매도세 전환 등으로 뚜렷이 구분된다.

조정을 이끈 주도종목들도 차이가 크다. 일본의 경우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포기 가능성 등으로 인해 미쓰이부동산 스미토모부동산 등 부동산 관련주와 미즈호FG 미쓰비시UFJ 등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조정을 이끌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화 강세에 따라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이 하락을 주도했다.

오 연구원은 “아직도 양국 증시간 심리적 동조화 현상이 이어지다 보니 ‘일본 시장 급락→국내 선물시장 투기적 매도→국내 현물시장 프로그램 매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펀더멘털이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동조화 현상은 조만간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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