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들이 도심지 중계기 설치를 위한 투자를 꺼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의 전파를 통해 방송을 보내는 지상파 DMB가 매끄럽게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도심 곳곳에 전파를 잇는‘중계기’(Gap Filler)를 설치해야 하지만 송출망을 구축하고 있는 KBS, MBC 등 지상파 DMB 사업자들은 중계기를 설치할 계획이 당분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 관계자는 “지상파 DMB서비스 자체가 무료인데 과거 이동통신사들처럼 도심 곳곳에 중계기를 설치하는데는 엄청난 돈이 든다”면서 “방송사들 입장에선 이 같은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도심지 중계기가 확보되지 않으면 우선 휴대전화 등 소형 단말기를 통해 지상파 DMB를 보는 소비자들이 적지않은 불편을 겪게 된다. 중계기가 부족한 초창기 휴대전화처럼 장소에 따라 서비스가 끊기는 답답한 상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에 연결하는 수신기를 쓰는 이들도 피해가 클 전망이다.
반면 서울 지하철 중계기 설치는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관련비용인 600억원을 공동부담키로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지하철 중계기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도심지 중계기 설치 문제는 사업자와 제조사간에 비용분담 논의가 아예 없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지상파 DMB가 잘 되면 단말기 업체들은 큰 수익을 올리고, 사업자도 광고수주 확대로 혜택을 보는 등 서로 윈-윈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DMB사업자와 도심지 중계기 설치를 위한 비용분담 방안을 협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정통부 관계자는 이에대해“도심지 중계기 설치는 기본적으로 지상파 DMB 사업자들이 할 일”이라며 “비용 공동분담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말해 지상파 DMB 시청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