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는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는 데서 오는 위험을 줄여주고 더 큰 수익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에버딘 에셋 매니지먼트의 휴 영(사진) 아시아 지역 대표는 16일 “한국 증시가 좋은 상황이지만 영원히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외투자는 위험을 줄여주고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딘은 메릴린치나 피델리티 등의 대형 글로벌 투자회사에 비해서는 덜 알려진 업체지만 130조원을 글로벌 시장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태평양 시장 자산운용 부문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시장에도 3조원 정도를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지분을 5% 이상 매입해 장기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시장조사차 방한한 영 대표는 한국 투자자들의 자산을 해외에 투자하는 소위 ‘아웃바운드’ 영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나라도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내 투자만으로는 운용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됐다는 데 착안한 것.
슈로더나 프랭클린템플턴, 피델리티 등은 한국지사를 통해 이미 4~5년 전부터 ‘아웃바운드’ 영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에버딘도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영업을 시작했으며 소위 ‘블루오션’영역인 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영 대표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은 이미 글로벌 기업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인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해외 투자에 눈길을 줄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한국 금융기관이나 연기금 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점차 영역을 넓힐 생각”이라며 “내년쯤 한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물론,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꾸준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다. 영 대표는 “한국 시장은 아직 젊고 잠재력이 크다”며 “외환위기 이후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 정책이 개선되고 있어 해외에서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에버딘도 이런 추세를 반영,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의 비중을 중국이나 홍콩과 비슷한 18%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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