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4를 보면 독일 월드컵이 보인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본격적인 독일 월드컵 체제로 전환한다. 축구팬이라면 독일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가장 궁금해 할 사안이다.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줄 가장 좋은 참고자료는 유로 2004대회.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기 전 가장 최근에 치른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였다. 현재 한국 대표팀이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의 네덜란드 대표팀과 시간이 갈수록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포백’ 기본, ‘스리백’ 보완
부임 초기 한국 전통의 3-4-3 포메이션으로 세 차례 평가전을 치른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자신의 축구철학으로 채색할 기회를 잡자마자 포백으로 전환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시리아에 입성한 뒤 “시리아(22일)와 앙골라전(3월1일)에도 포백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혀 한국 대표팀의 기본 수비 포메이션이 포백임을 확실히 했다.
다만 그가 “스리백 외에 포백까지 구사할 수 있게 돼 전술적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고 밝힌 것처럼 스리백 포메이션도 전술의 한 아이템인 것은 확실하다. 유로 2004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은 라이벌전인 독일전에서 의외로 0-1로 끌려가자 후반 28분 수비라인의 핵 야프 스탐(34ㆍAC밀란)을 빼고 장신 공격수 피에르 반 호이동크(36ㆍ페예노르트)를 투입하면서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네덜란드는 결국 후반 36분 동점골을 넣어 전술변화에 성공을 거뒀다.
유로 2004의 네덜란드는 독일 월드컵의 한국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은 네덜란드 전통의 4-3-3 포메이션으로 대회에 나섰다. 또 미드필드의 형태는 정삼각형 형태의 더블 볼란치 시스템과 역삼각형 형태가 병행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원톱으로 나선 독일과 포르투갈전에는 더블 볼란치를, 투톱이었던 체코와 스웨덴전에는 역삼각형 형태를 선호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전지훈련 초반 역삼각형 형태를 선호하다 이후 정삼각형 형태를 집중 조련하는 것은 이러한 복안에 따른 것이다.
특이할 만한 점은 당시 네덜란드에는 잉글랜드와 스페인 리그의 득점왕 자격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루드 반 니스텔로이(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로이 마카이(31ㆍ바이에른 뮌헨)란 가공할만한 투톱 자원이 있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반 니스텔로이를 주축으로 하는 스리톱 전술을 썼다는 것. 한국 대표팀의 스리톱 전술도 크게 변동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독일 월드컵에서의 아드보카트호는 4-3-3을 뼈대로 포백을 기본으로 스리백을 넘나드는 수비라인, 정삼각형과 역삼각형을 병행하는 미드필드 라인이 전술의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장치혁 기자 jang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