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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도용도 화 나는데…유료사이트 해지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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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도용도 화 나는데…유료사이트 해지 너무 어렵다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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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유학중인 K(20)씨는 최근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이 도용돼 온라인 게임 ‘리니지’ 회원 가입에 사용된 것을 알고 친지를 통해 엔씨소프트에 도용 계정 삭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불가였다. 이유는 본인 확인을 위해 휴대폰 인증을 거치거나 신분증을 복사해 팩스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폰 번호 및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은 K씨로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법이었다.

결국 도용 계정 삭제에 실패한 K씨는 “가입절차가 주민등록번호 입력만으로 끝나는 것에 비해 해지 절차는 너무 번거롭고 까다롭다”며 “불편한 해지절차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짓”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리니지 뿐만이 아니다. 각종 온라인게임 사이트는 물론이고 명의 도용 사고가 빈발한 성인사이트 등 유료 회원 가입을 받는 사이트들은 명의 도용으로 피해를 봤을 때 해지 절차가 쉽지 않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고객센터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일부 유료 사이트 해지절차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료 회원 가입사이트는 명의 도용 등 각종 사유로 계정을 해지할 경우 본인 확인에 필요한 증빙 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번 명의 도용과 관련해 계정 개설후 3일 이상 사용한 경우 휴대폰 인증과 주민등록등본 및 신분증 사본 등의 본인 증명 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기준을 3일로 책정한 것은 3일이 지나면 월 2만9,700원의 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PC방에서 도용 계정을 사용하면 3일이 지나도 요금을 결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과금을 기준으로 도용 여부를 판가름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문제는 휴대폰이 없거나 타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설한 이용자들은 휴대폰 인증을 받을 수 없다. 결국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센터와 전화통화가 어렵다거나 해지 절차가 길어져 이용자들의 또다른 불만을 낳기도 한다.

리니지도 계정을 삭제하면 당장 사용할 수는 없지만 15일이 지나야 등록 서버에서 계정이 사라진다. 이용자들의 해지 번복을 감안해 유예기간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관련 업체들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김주영 홍보팀장은 “고객센터를 통해 해지 절차가 불편하다며 불만을 이야기하는 피해자들이 있다”며 “특히 휴대폰 인증의 경우 휴대폰 번호까지 추가로 노출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은 “휴대폰 인증 및 증빙서류 제출은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절차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이번 명의 도용 사태를 계기로 회원 가입 때 문제가 된 주민등록번호 입력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 팀장은 “신용카드번호, 휴대폰 번호 등 다각도로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단에 대해서도 고민중”이라며 “금주중 명의도용 대책을 결정해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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