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집값 잡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일부 요지 아파트 단지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최고 5,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이 달 초 입주가 시작된 강남 도곡동 렉슬 43평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가 15억8,500만원까지 급등, 2003년 4월 당시 분양가(7억8,528만원) 보다 101.84%나 높은 웃돈이 붙었다. 분양가가 5억8,212만원인 33평 A형도 최근 4억6,288만원의 웃돈이 붙어 분양 당시보다 무려 79.52%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현재 국내에서 평당 가격이 가장 높은 아파트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55~73평형 449가구로 지어진 이 아파트는 가장 싼 55평형이 평당 3,800만원 수준이고, 73평형은 평당 가격이 4,800만원에 육박한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도 일부 평형의 경우 평당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섰다. 60평형의 경우 시세가 평당 4,100만원 정도이며, 호가는 이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더 높게 형성된 상태다.
고급 주상복합의 간판으로 꼽히는 타워팰리스도 8ㆍ31 대책 등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70평대 이상의 경우 평당 가격이 최고 4,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 단지들이 정부의 규제와 서울시의 용적률 제한 등의 악재에 부딪쳐 호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재건축 아파트가 정부 규제로 주춤한 사이 집값 상승의 발원지가 강남 일반 아파트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 규제에 타깃이 맞춰진 2단계 추가 대책이 벌써부터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남의 G공인 관계자는 “먼 훗날의 일일 것으로 여겨졌던 강남 아파트 평당 5,000만원 시대가 곧 도래할 전망”이라며 “어설픈 정부 정책이 나올 경우 강남 집값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민소득 등 국가 경제 수준을 감안할 때 평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 집값은 분명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며 “크게 오른 만큼 버블 붕괴로 인한 충격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