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전당대회 결전의 날인 18일엔 후보간 합종연횡 구도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2강 4중 2약’의 판세 속에 후보간 짝짓기와 배제투표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느냐가 마지막 관건이다.
합종연횡 구도가 중요한 이유는 ‘1인2표제’때문이다. 효과적인 짝짓기를 통해 각 후보가 연대 후보의 2번째 표를 얼마나 가져 오느냐가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다.
때문에 각 후보진영은 17일 밤부터 자파 대의원들에게 이른바 ‘오더(지지후보 특정 지시)’를 내리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특히 정동영, 김근태 두 후보진영은 서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타 후보를 지도부에 진입시키기 위해 조직을 총동원했다. 현역 의원과 열성적인 자파 대의원들을 통해 지역구 대의원들에게 ‘2번 표로 누구를 찍으라’며 표를 단속하는 식이다.
당 안팎에서는 대략 오더가 가능한 대의원 표를 최대 40% 정도까지 보고 있다. 1만2,000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을 80%로 본다면 1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하게 되고, 이중 4,000여명의 2번 표가 오더를 통해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다.
우선 정동영 후보는 김혁규 후보와 연대를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성향도 비슷한데다 지도부 구성에서 김근태 후보측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40% 정도의 대의원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정 후보측이 2번 표를 김 후보에게 지원하고, 김혁규 후보 역시 영남권 지지세력의 2번 표를 정 후보에게 몰아줄 것이란 관측이다. 정 후보는 임종석 후보에게 호남권 대의원들 중심으로 한 2번 표를 지원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후보측은 김혁규 후보의 안정적 당선을 더 원하고 있어 결국은 김 후보에게 몰아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근태 후보는 김두관 후보와 2번표 주고 받기를 할 게 확실시 된다. 각각 30%와 10%의 대의원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두 사람은 2번 표를 최대한 주고 받아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김근태 후보는 또 대구ㆍ경북에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김부겸 후보와도 일부 연대를 통해 2번 표 주고받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경쟁 후보는 절대 찍지 말라는 배제투표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정동영 김근태 두 후보측은 철저한 배제투표 전략을 취해 ‘정-김’또는 ‘김-정’식으로 나올 표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물론 각 후보 진영은 오더 또는 배제투표를 겉으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2번 표가 김근태 후보에게 가는 현상이 있는 만큼 2번 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정동영 후보측) “1번 표에서 뒤지는 만큼 2번 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김근태 후보측)는 말이 필사적 물밑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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