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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설국의 관문 대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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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설국의 관문 대관령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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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은 높다. 실제 높이는 해발 832m로 고한, 태백을 잇는 만항재(1,313m)나 지리산 정령치(1,313m), 홍천의 운두령(1,089m)에 비해 낮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대관령은 그 어느 고개 보다 높고 크다.

아마도 백두대간의 정점에서 아흔아홉 구비 아래 동해 바다를 내려다 보는 장쾌함 때문일 것이다. 영동의 관문인 대관령은 바람과 구름의 관문이기도 하다. 산마루에 걸터앉아 눈을 쏟아대는 구름으로 겨울이면 미치도록 아름다운 순백의 세상을 여는 곳이 대관령이다.

대관령의 눈꽃 구경은 456번 지방도로에서 시작한다. 이 도로가 5, 6년 전만해도 영동과 영서의 차들이 종일 꼬리를 물고 지나던 예전의 영동고속도로다. 지금은 대관령 허리를 일곱 군데나 뚫으며 새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국도도 아닌 지방도로로 전락한, 너무나 쉽게 잊혀진 도로가 됐다. 일부러 찾는 이들이 어쩌다 지날 뿐 도로는 언제나 한적하다.

길 가 민둥민둥한 구릉에는 지금 눈이 소복히 내려 앉았다. 이전 차로 스쳐 지날 때는 제대로 담아낼 수 없었던 고운 설경이다.

피덕령에 버금가는 대관령 눈꽃 트레킹 명소로 선자령과 대관령옛길을 꼽을 수 있다. 선자령은 대관령의 동쪽 봉우리다. 해발 1,157m로 고도는 높지만 대관령 옛 휴게소에서 325m만 오르면 된다.

성황당을 거쳐 새봉까지만 다녀오는데 왕복 2시간 30분. 정상인 선자령까지는 왕복 4시간을 잡아야 한다. 능선을 타고 올라 시야가 시원하고 동해의 푸른 바다와 백두대간의 웅장함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대관령 옛길은 휴게소에서 강릉 방면으로 500m 아래인 반정이란 곳에서 시작한다. 강릉시 어흘리의 대관령박물관까지 약 5km. 굽이굽이 펼쳐진 산길은 옛날 영동의 모든 사람과 산물이 넘나들던 길이고 소설가 이순원이 어린 아들과 삶을 이야기하며 걸어 넘었던(소설 ‘아들과 함께 걷는 길’) 그 길이다.

발왕산은 많이 걷지 않고 눈꽃 구경을 할 수 있는 곳. 남한 땅에서 10번째(해발 1,458m)로 높은 산이지만 용평스키장이 들어선 덕에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정상 전망대 드래곤피크에 서면 사방에 백두대간의 고산준령이 발아래 물결치고 도암호의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용평리조트 (033)335-5757

대관령 휴게소 바로 위는 대관령 양떼목장. 고기나 털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관광용으로 양을 키우는 곳이다. 목장에는 200여 마리의 양이 겨울을 나고 있다. 양떼 우리 옆 능선에는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세트장으로 사용된 움막이 멋진 배경을 하고 섰다. 입장료(어른 2,500원, 학생 2,000원)를 내면 양에게 먹일 건초 한 봉지를 받는다. (033)335-1966

용평리조트 입구인 횡계리와 옛대관령 휴게소 인근 길가에는 황태덕장이 즐비하다. 동해서 잡아온 명태를 산으로 싣고 올라와 대관령 눈바람에 말리고 있는 풍경이다. 눈을 맞아가며 녹고 얼기를 반복한 황태는 일반 북어와는 맛과 색깔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대관령(평창)=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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