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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9평의 덫'에 갇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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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9평의 덫'에 갇히나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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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내 광역 재개발 사업 촉진을 위해 마련된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은 뉴타운 사업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과 관련, 정부의 용역을 맡은 대한국토ㆍ도시계획학회가 최근 개최한 공청회에서 뉴타운 사업지구 내 토지거래허가 면적 기준을 현행 54평에서 9평으로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을 둘러싸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면적 기준을 대폭 규제하는 방안은 투기세력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돈 없는 원주민의 경우 개발 후에도 추가분담금을 내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살아야 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이 안을 받아들이면 특별법상 촉진지구로 지정된 곳에서 9평이 넘는 토지는 모두 거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로인해 토지소유권자의 재산권 행사는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업계는 서울시의 경우 재개발 지분 거래의 70~80% 가량이 거래허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뉴타운 외부지역에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뉴타운지역내 토지소유권을 갖고 있을 경우 원래 집을 팔고 뉴타운 지역에 직접 입주하지 않는 한 투기세력으로 간주돼 재개발 주택지분 매수가 불가능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거래허가 대상을 9평 이상으로 강화할 경우 적지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재개발이나 뉴타운 사업 특성상 비싼 추가분담금을 내고 새 아파트 등에 입주할 ‘능력 있는’ 원주민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사장은 “재개발 사업의 경우 대부분 원주민 정착률은 30%를 넘지 않는다”며 “토지거래 허가 요건을 지나치게 강화하면 정작 돈이 없는 원주민들이 땅과 집을 팔지 못해 억지로 입주를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적절한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도 “뉴타운 개발에 따른 투기세력을 막기 위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자칫 원주민들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로 현재 9평이 넘는 지분이 많은 노량진ㆍ장위ㆍ거여뉴타운 등은 매수문의가 자취를 감추는 등 거래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노량진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 허가 대상이 되면 환금성이 크게 떨어지는데 누가 쉽게 사고 팔 수 있겠느냐”며 “일부 지분 소유자들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싼값에 매물을 내놓으려고 문의 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가구를 다세대로 지분을 쪼갠 소형 지분이 많은 아현ㆍ한남뉴타운 등지도 거래가 위축되긴 마찬가지. 마포구 S공인 관계자는 “살던 집을 팔고 9평 이하 주택에 입주해 언제 끝날지 모를 사업을 마냥 기다릴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며 “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9평 이하 소형 지분도 전체적인 시장 위축 분위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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