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아드보카트호’는 장기간의 해외 전지 훈련 동안 새로운 시스템의 정착과 신예들의 기량 상승이라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드러났다. 골 결정력, 역습에 대한 대처 능력, 상대의 거친 러시에 대한 대응력 등은 독일월드컵 성공을 위해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마무리가 중요하다
골 결정력 부재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3기 아드보카트호에서도 이런 문제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 이번 전지 훈련 동안 총 9경기(미국과의 연습 경기 포함)에서 11골을 기록했다. 경기 당 1.22골. 많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클럽팀인 LA 갤럭시전(3-0승)에서 터트린 3골을 제외하면 경기 당 1골에 그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지 훈련 초반 “소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날카로움이 부족했을 뿐이다. 경기를 치르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력 향상에도 불구, 골 결정력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공격수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확실한 득점 루트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지속적인 볼 소유권 유지’와 ‘경기 지배력 행사’ 등도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뒷문 단속을 철저히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지 훈련 동안 포백 수비를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포백과 스리백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앞으로 전술 운용폭이 넓어졌다는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스리백과 포백 모두 역습에 취약한 면을 보였다.
스리백으로 나섰던 전지 훈련 첫 경기 UAE전(0-1패). 세트 피스 상황에서 상대 문전서 미드필드로 흘러나온 볼이 수비 라인 뒷공간으로 한 번에 연결되며 실점을 허용했다. 덴마크전(1-3패)에서도 1-2로 뒤진 후반 40분 미드필드에서 한 번에 연결된 패스에 양 측면 수비가 무너지며 쐐기골을 허용했다(그림 참조). 특히 왼쪽 미드필드 뒷공간이 뚫릴 때 한 쪽으로 수비가 쏠리며 반대편에서 침투하는 선수를 놓치는 우를 범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한 상황은 UAE전 결승골 허용 장면과 정확히 일치한다. 뒷문 단속을 좀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상대방의 압박에 당황하지 말아야
전지 훈련에서 드러난 문제점 중 하나는 상대방이 거칠게 몰아 붙일 때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덴마크전. 전반 후반부터 상대방이 힘을 앞세워 거칠게 밀어 붙이자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지며 일방적으로 밀렸다. 선제골을 터트리며 유리하게 출발했지만 잇달아 골을 허용하며 1-3으로 완패했다.
그리스전(1-1 무승부) 전반도 마찬가지. 노련한 상대방이 초반 전체적으로 강한 압박을 가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스위스, 프랑스 등 독일 월드컵에서 맞설 상대들은 우리보다 한 수 위의 팀들이고 경기장 분위기도 적지와 마찬가지. 뜻 밖의 상황에서도 공수 라인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담력과 체력이 보강돼야 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