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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어머니와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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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어머니와 장모님

입력
2006.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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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아내와 식구들의 식성에 대해 말했다. 당신은 설탕만 안 넣으면 다 좋아하지. 그건 아내가 내 식성에 대해서 한 말이다. 반대로 아내는 설탕만 넣으면 다 좋아한다. 냉면에도 듬뿍이다. 지리산 우리차에만 설탕을 안 넣어 마신다.

어머니는 좋아하시는 음식이 많다. 고기도 좋아하시고, 생선도 좋아하시고, 단 것도 좋아하시고, 면도 좋아하시고, 과자도 좋아하신다. 옷도 니트를 좋아하시고, 보라색을 좋아하셔서 며느리들이 늘 보라색 옷과 스카프를 사 드린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내색도 잘 하셔서 이 점도 며느리들을 편하게 한다.

그런 어머니에 비해 장모님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내색이 도통 없으시다. 아내는 자신의 나이가 쉰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친정어머니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며 어떤 옷을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만약 돌아가시면 그게 가장 한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좋은 것 말씀해보세요, 하면 너희들 건강하게 잘 살면 그게 제일 좋지, 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시골에 나는 좋은 것들은 다 자식들 집에 챙겨 보내신다.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가야 할 물건들이 반대로 올라오고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숙연해진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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