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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후유증… 행정도시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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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후유증… 행정도시 뒤숭숭

입력
2006.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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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연기^공주 일대에 행정도시예정지 보상금이 풀리면서 재산권다툼이 잇따르고 있다. 또 보상금을 받은 주민들은 경비견을 키우고 보안경비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부안 임씨 집성촌인 충남 연기군 남면 양화리는 뒤숭숭하다. 오래전에 이곳을 떠난 한 종친이 마을소유의 땅 130평에 대해 등기말소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땅은100여년 전 이 종친의 증조부가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비는‘산제’ 비용으로 쓰라며 희사한 것인데 뒤늦게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땅은 1995년 마을공동재산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마을 이장 임영수(57)씨는“행정도시 보상금이 400년을 이어온 마을의 화합과 전통을 무너뜨렸다”며 안타까워 했다. 연기군남면 A씨형제도 보상금 때문에 금이 갔다. A씨는 고향에서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부모를 모시는 동생에게 10여 년 전 농지 3,000평을 줬다. 하지만 행정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된후땅값이 오르고, 그안에있는 고목 20여 그루에 대한 보상액이 생각보다 많자 문제가 생겼다. 결국 A씨는 동생에게 나무에 대한 소유권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했고, 소송까지 이어졌다. 이후 소송취하로 일단락됐지만 형제간 우애는 이미 깨져 버렸다.

연기군이 행정도시 예정지 7개 마을에 지어준 공동 농기계 보관창고도 분쟁거리로 떠올랐다. 군이 창고를지어준 이후 소유권이 정리되지 않아개인과 마을공동재산으로 제각각 분리되는 바람에 보상금 수령 주체를놓고 마을사람끼리 얼굴을 붉히고있다.

또한 하루평균 200억원의 행정도시 보상금이 풀리면서 주민들이 보안시설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보안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64곳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나 늘었다.주민 임모(61)씨는“갑자기 많은 돈이 풀리면서 인심이 흉흉해졌다”면서“주민들이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사나운 진돗개와 도사견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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