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부 레이테섬의 산악지대에서 17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 주민 300여명이 숨지고 1,500여명이 실종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희생자 중엔 초등학생 수백명이 포함돼 있다.
필리핀 적십자사는 "레이테섬 남부 세인트버나드의 귄사우곤 마을에 토사가 덮쳐 가옥 500채와 초등학교가 파묻혔다"고 밝혔다. 수도 마닐라 남동쪽 670㎞에 위치한 이 마을에는 2,500여명이 거주해왔다. 산사태 이후 마을은 구겨진 함석 등을 제외하고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산사태는 2주간 계속된 폭우로 지반이 약화돼 일어났으며, 피신했던 주민들이 비가 잠시 멈춘 17일 귀가하면서 희생이 커졌다. 생존자들은 "산이 폭발하듯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으며, 당시 초등학교에서는 수업 중이었다"고 전했다.
필리핀 당국은 헬기와 군함, 구조견 등을 파견해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오지인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십자사는 "구조작업이 본격 진행되면 희생자가 급속히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이테섬에선 1991년 태풍으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6,000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주에도 산사태로 2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군기지가 있는 이 섬은 42년 더글러스 맥아더 미 장군이 일제에 패한 뒤 "나는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남긴 곳이기도 하다.
타클로반(필리핀)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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