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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은 누구/ 논바닥서 연습… 한국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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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은 누구/ 논바닥서 연습… 한국新까지

입력
2006.02.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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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아, 스케이트를 포기하면 안 되겠니?”

이강석이 의정부중 3학년이던 1999년. 어머니 노정희(46)씨는 아들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IMF 시절이라 집안 사정이 어려웠을 뿐 아니라 체격이 작은 아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이강석은 입을 열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잘 알고 있지만 스케이트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평소 입이 무거웠던 이강석은 묵묵히 스케이트만 탔다. 매일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노씨는 괜히 말을 꺼냈나 싶어 마음이 아팠다. 노씨는 “체격이 작은 강석이가 출발선에 서면 마치 아이와 어른이 경기하는 것 같았다. 제발 우리 아들의 키가 170㎝까지만 크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다.”고 했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이뤄졌을까. 아들은 키가 177㎝까지 컸고,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토리노올림픽에 출전한 이강석은 14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새벽까지 손에 땀을 쥐며 경기를 지켜보던 아버지 이기훈(47)씨와 노씨는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이씨는 “강석이가 초등학교 때 실내빙상장에 갈 형편이 안돼 논바닥에서 스케이트를 타야만 했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어머니 노씨는 7년 전 아들에게 “운동을 그만두면 안 되겠냐고 물었을 때가 가장 가슴 아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강석이의 메달을 통해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1985년 의정부에서 태어난 이강석은 유치원 시절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의정부고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이강석은 지난해 월드컵 2차 대회에서 500m 한국신기록(34초55)을 세우기도 했다. 이강석은 19일 남자 1,000m에 출전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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