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에서 12일 열린 미군기지 확장 반대 집회가 평화적으로 끝났다는 기사(13일자 A8면)를 읽었다. 평화적인 시위 문화 정착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지난해 7월 같은 곳에서의 집회가 경찰과 시위대 간에 대규모 유혈 충돌로 번져 400여 명의 부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결과다.
이번 시위는 시위대와 경찰 서로 간에 평화 시위를 사전 약속했으며 그 약속을 굳게 지켰다는데 의미가 있다. 시위대는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을 잘 준수했으며 경찰은 충돌방지를 위해 진압부대를 미군 기지 안쪽에 대기시키는 등 평화 시위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날 사례 하나로 평화 시위의 정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된 데에는 상황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불법 폭력 시위와 과잉 진압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과 국가 인권위, 경찰청 인권위, 전ㆍ의경 부모회 회원 등으로 구성된 참관단을 다분히 의식한 홍보성 행사로 볼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위적이고 강제성이 있더라도 법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준법시위가 반복되다 보면 자연히 건전한 시위문화가 우리나라에 정착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번 평택 시위가 올해 각종 집회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평화적 시위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시위대 및 경찰의 지속적인 노력과 국민의 관심을 기대한다.
장준성ㆍ 302전투 경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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