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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홈피 통해 조직관리… 기업형 조폭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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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홈피 통해 조직관리… 기업형 조폭 적발

입력
2006.02.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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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십니까, 형님? 홈피 한 번 보러 왔습니다, 형님.”

이젠 조폭(조직폭력배)도 인터넷을 한다. 너댓살 어린이부터 여든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인터넷을 하는데 조폭이라고 하지 말란 법은 없다. 그렇지만 이들 신세대 조폭의 인터넷은 범죄를 위한 것이었다.

13일 경찰에 붙잡힌 폭력 조직 ‘신촌이대식구파’는 20대 초반의 신세대 조직원이 많은 점을 감안, 인터넷 미니홈페이지를 활용해 조직원을 관리했다.

조직원들끼리 일촌(홈페이지의 모든 내용을 열어볼 수 있는 자격)을 맺고 방명록에 정기적으로 인사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결속력을 다져온 것. 방문이 뜸하면 충성심이 약해졌다며 혼쭐을 내기도 했다.

인터넷 조폭답지 않은 엽기적인 면도 있었다.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덩치를 키우기로 한 것까지는 이해할 만 한데, 이를 위해 합숙소를 차려 놓고 라면, 과자, 심지어 개사료까지 조직원들에게 억지로 먹였다. 살 찌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업 영역도 가리지 않았다. 유흥업소로부터 보호비 명목으로 상납을 받는 전통적 방식 외에 유령 건설회사를 설립해 각종 재개발, 철거 공사 현장을 돌며 이권에 개입, 수십억 원의 금품을 갈취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자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위해 주류ㆍ식자재 공급업체를 차려 관할 유흥업소에 독점 납품해 이득을 챙겼다.

보험설계사, 조직원의 친ㆍ인척, 친구 등을 끌어들여 보험사기를 꾸며 21개 보험사로부터 5억원 상당의 보험금도 가로챘다. 사채업에도 직접 진출해 전국 9곳에 무허가 사채업소를 차려 놓고 수십억 원의 고리 자금을 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범죄단체 구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두목 김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핵심 간부 최모(39)씨 등 조직원 54명을 지명수배했다. 또 이들이 벌인 교통사고 위장 보험사기에 가담한 홍모(28)씨 등 46명을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목 김모(44)씨는 1998년 조직을 결성한 뒤 이권을 둘러싸고 지방 폭력조직과 충돌을 빚자 2003년 5월 서울과 수도권 일대 10개 조직을 규합해 대규모 연합체를 구성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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