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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선 두산주류BG 사장/ "알칼리水소주, 암투병 중 영감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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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선 두산주류BG 사장/ "알칼리水소주, 암투병 중 영감 떠올라"

입력
2006.02.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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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류업계의 화제 인물은 단연 한기선(55) ㈜두산주류 BG 사장이다. 진로 영업본부장과 부사장을 맡아 ‘참이슬’ 성공신화를 일군 그가 20도의 저도소주 ‘처음처럼’을 앞세워 친정인 진로의 참이슬을 향해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 을지로 두산빌딩 사무실에서 만한 한 사장은 “두 회사의 덩치 차이가 워낙 커 얼마를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라고 운을 뗀 뒤 알칼리수에 얽힌 개인사부터 들려줬다.

한 사장은 진로의 영업본부장을 그만두고 경쟁사인 두산 오비맥주 영업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새 출발을 했던 2002년초만 해도 맥주분야에 뛰어든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듬 해 대장암 2기라는 엄청난 병마가 갑작스레 덮쳐 지루한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건강이 최대관심사인지라 그는 케이블 TV의 건강채널을 끼고 살았고 우연히 알칼리수의 효능을 접하게 됐다.

한 사장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음식, 물, 공기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소주회사에 다니면서도 정작 ‘건강한 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과민성 대장증세로 고생하던 부인과 함께 하루 3ℓ씩 알칼리수를 들이켰다는 그는 “ 2~3주 뒤부터는 아침 일찍 일어나도 골치 아픈 일도 없어지고 몸이 개운해지더라”라고 설명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알칼리수 관련 책자만 20~30권을 독파한 그는 문득 “이걸로 소주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참이슬에 대항하는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두산주류 BG의 부사장 영입제의를 받아들였다.

그가 제품 개발ㆍ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가치창출. 그러나 가격, 온도 등을 차별화할 수 있는 맥주나 양주와 달리 값싼 대중주인 소주는 사실상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참이슬이 ‘깨끗한 물’이라는 가치를 강조해 성공을 거뒀다면 ‘처음처럼’에는 ‘건강한 물’이라는 가치를 부여했다”며 “신제품은 알칼리수를 사용했을 뿐더러 자연 미네랄과 북어국에 풍부한 알라닌 등이 함유돼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는 진짜 ‘웰빙소주’”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알칼리수가 좋다고 한들 알칼리수로 만든 소주까지 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순 없다. 그러나 알칼리수 특성상 목넘김이 부드럽고, 숙취해소에 좋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 덕에 처음처럼은 하루 평균 2만 5,000상자(1상자는 30병)씩 팔리고 있다. 두산의 대표 소주인 ‘산‘이 1만 6,500상자씩 나갔던 점을 감안하면 출발이 괜찮은 편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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