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檢 "국가적 사건 수사 끝장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檢 "국가적 사건 수사 끝장본다"

입력
2006.02.14 09:35
0 0

“수사의 끝을 보기 전에는 인사(人事)도 없다.”

검찰이 정기 인사에서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과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의 수사팀 전원을 그대로 잔류시키는 고강도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 정기 인사를 4개월 가량 늦춘 적은 있지만 수사 현안을 이유로 수사팀을 인사 대상에서 제외한 전례는 없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김경수 특수2부장, 홍만표 특수3부장이 유임되고, 연쇄적으로 차기 특수부장 후보로 꼽혔던 대검 중수1, 2과장, 홍보담당관도 그대로 남게 됐다.

박한철 서울중앙지검 3차장 직무대리는 13일 “두 사건의 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주말 수사팀 잔류를 상부에 건의했다”며 “검찰의 확고한 수사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두 부장검사는 이 같은 방침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로 가장 당혹스러운 건 사건 당사자들. 특히 “수사팀이 바뀌면 곧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며 버티기로 일관해 온 윤씨의 희망은 완전히 깨져버렸다. 검찰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윤씨의 기(氣) 꺾기에 나선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윤씨 사건의 지휘봉을 쥐게 된 이인규 신임 3차장은 ‘저승사자’로 통하는 인물. 2003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시절 SK 비자금 사건을 맡아 대선자금 수사의 물꼬를 텄으며 이후 대선자금 수사팀에 가세해 안대희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일등공신으로 꼽을 정도로 비리 수사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댔다. 윤씨에게는 승냥이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이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당사자들도 마찬가지다. 애초 검찰 인사 즈음에 줄기세포 바꿔치기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사팀의 잔류로 수사가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황우석 교수 등 핵심 인물 소환은 다음 주 이후로 미루고 이번 주 내내 이전에 불렀던 사람들을 집중 재조사하기로 했다. 기존의 속전속결 입장에서 선회해 수사의 장기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고도의 과학적 전문성을 요구하는 수사의 특성상 수사팀이 바뀔 경우 오히려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무부는 채동욱 국가청렴위원회 법무관리관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김영철 천안지청장을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안창호 법무부 사법제도기획단장을 2차장으로 임명하는 등 고검 검사급 이하 검사 880명에 대한 인사를 20일자로 단행했다.

대상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의 구속을 강하게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진 송해은(당시 인천지검 부장검사) 순천지청 차장, 김준연(당시 인천지검 검사) 서울동부지검 검사를 각각 인천지검 차장과 법무부 인권과 검사로 발탁한 것이 눈에 띈다.

법무부는 “거대권력의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고 강력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 정의를 실현한 기개 있는 검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