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졌어도 할 말은 있다.”
미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 스타인 아폴로 안톤 오노(24)는 13일(한국시간)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피니시 라인을 불과 한 바퀴 남겨두고 중국의 리예와 충돌을 일으키며 꼴찌로 쳐지고 말았다.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오노는 한동안 전광판을 바라보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오노는 곧바로 특유의 당당한 태도를 되찾았다. 오노는 경기 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여전히 최고의 스케이터이고 올림픽 챔피언이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오노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1,500m 결승에서 이른바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의 금메달을 가로챘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오늘 경기가 4년 전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오노는 또 "한 바퀴를 남겨두고 리예를 따라 잡으려다 왼발이 너무 앞서나가며 중심을 잃었다.
그 순간 리예의 엉덩이가 내 왼 어깨를 쳤다"고 주장했지만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게 바로 쇼트트랙이다”라고 경기 결과를 담담하게 인정했다.
한편 AFP통신은 “안현수가 1,500m의 금메달을 따낸 반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우승자인 미국의 오노는 준결승에서 탈락했다”고 보도하는 등 해외 유수의 통신들은 안현수의 1위가 확정되자 이 소식을 급히 타전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