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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안현수 '금길' 터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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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안현수 '금길' 터줬다

입력
2006.02.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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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동계올림픽 금메달이 손에 잡히는 듯 했다. 앞으로 한 바퀴만 더 선두를 지키면 꿈에도 그리던 금메달이었다. 순간 이호석(20ㆍ경희대)은 신목고 1년 선배 안현수(21ㆍ한체대)가 자신의 안쪽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것을 느꼈다.

“현수 형의 진로를 잘 막으면 금메달은 내 것이다. 하지만 만일 우리 선수끼리 충돌이라도 한다면….” 이호석은 짧은 순간 고민 끝에 마지막 스퍼트를 포기했고, 안현수는 이호석을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안현수는 4년 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1,000m에서 상대선수에 밀려 넘어지는 불운으로 노메달에 그친 한을 풀게 됐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인 안현수가 13일(한국시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벌어진 2006토리노 동계올림픽 3일째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2분25초341의 기록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호석(2분25초600)은 금메달 못지 않은 은메달을 차지했고, 동메달은 중국의 노장 리지아준(31ㆍ2분26초005)에게 돌아갔다. 결승전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던 안톤 오노(24ㆍ미국)는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해묵은 ‘파벌싸움’에 멍든 쇼트트랙 대표팀은 ‘빛나는 조연’을 선택한 이호석 덕분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이호석은 “현수 형을 막으면 금메달이었지만 충돌해서 넘어질 가능성이 있어 우리 선수끼리 금,은을 나눠 갖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단의 이 에리사 총감독은 “이호석이 있었기에 안현수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한숨을 돌렸다.

앞서 열린 여자 500m 예선에서는 진선유(18ㆍ광문고)와 강윤미(18ㆍ과천고)가 각각 1위와 2위로 통과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2조에서도 이탈리아를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를 차지해 23일 벌어지는 결승에 올랐다.

한편 북한은 리향미(21)와 윤정숙(20)이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 출전했지만 탈락했다.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쓴 미국은 13일 오후 9시 30분 현재 금2, 은1로 독일(금2)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금1, 은1로 러시아에 이어 6위를 달리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 이호석은 누구?

“값진 은메달을 따서 후회는 없다. 하지만 1,000m에선 금메달을 따고 싶다.”

어떻게 보면 ‘아쉬운’ 은메달이었지만 이호석(경희대)은 아쉬워하기 보다는 먼저 선배 안현수(한체대)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이호석은 ‘파벌’이 다른 안현수가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여자대표팀 박세우 코치에게 안겼지만 곧바로 달려가 “형, 축하해”를 외쳤다.

서울에서 태어난 이호석은 홍익초-신목중ㆍ고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이호석은 작은 체구(167㎝, 60㎏)에도 불구하고 서양선수와의 몸싸움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특히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치고 드는 날렵한 몸놀림이 일품이라는 평가. 신목고 1년 선배인 안현수와는 지난해부터 태릉선수촌에서 룸메이트까지 했던 절친한 사이다. 세계주니어대회 개인 종합 1위 3연패에 빛나는 이호석이지만 국내에서는 안현수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언론의 조명을 덜 받은 기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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