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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장막을 걷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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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장막을 걷어라"

입력
2006.02.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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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존재’였던 국가정보원의 적극적인 대외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경찰서. 사회 지도층 자제들의 중국 마약관광 사건 취재를 위해 경찰 관계자의 설명을 듣던 기자들은 깜짝 놀랐다. 국정원 직원들이 브리핑 장소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분 노출을 극히 꺼리는 국정원 직원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인 경우였다. 이들은 “우리가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다”며 사건의 구체적인 개요와 국정원의 활약상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최근 국정원은 전문경력직 직원 선발공고를 냈다. 분야는 역사편찬 중국정치 홍보기획 부문 등이다. 특히 언론사 및 홍보분야 경력 3년 이상으로 자격을 제한한 홍보기획 부문 직원 선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더 이상 기존 홍보 형태로는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는 내부적인 판단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홍보전문가를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홈페이지에 스파이게임과 퀴즈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또 북한 해외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 방문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있다. 홍보를 위해 발표한 자료 건수도 2003년과 2004년 각각 32건에서 2005년 72건으로 배 이상 늘었다.

국정원의 변신은 위상 약화에 따른 위기감을 반영한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됐지만 이제는 안 그렇다.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업무가 가능한 시기가 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검찰의 국가안전기획부 불법도청 수사가 변화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국정원의 역할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역할이 드러날수록 임무수행이 어려워진다는 불만도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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