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라크에서 미군이 떠난 공백은 이라크군이 맡아야 한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이라크군의 훈련과 무장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이 이라크군의 성장을 반기는 것만은 아니라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20일자)가 보도했다.
미국과 이라크군의 동상이몽은 언제 서로 적이 될지 모른다는 불신 때문이다. 얼마 전 이라크 내무장관이 미군의 고문이 자행된 비밀수용소를 폭로한 것이 한 예다. 현재 미군은 이라크군에게 모든 것을 전수하지 않고 있는데, 한 미군 장교는 “장차 그들과 전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은 이라크군이 주변국의 위협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힘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미래의 이라크군을 미국의 힘과 지원 아래에 종속시키겠다는 뜻이다.
강한 이라크군이 이라크의 베트남화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스티번 비들 군사문제 분석가는 “증강되고 훈련된 이라크군이 우수한 무기를 보유하면 할수록 (이라크 내부의) 긴장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미국으로선 제2의 사담 후세인 출현 가능성을 배제하려 하려는 의도도 있다.
현재 이라크군은 오합지졸로 평가된다. 갓 징병된 병사들로 이뤄진 이라크군은 작전수행이 어렵고 무능력하다. 기습을 받으면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사방으로 총을 쏘아댄다.
이는 수준 이하의 화력지원도 한 원인이다. 이라크군의 무기는 반군에 비해 비슷하거나 떨어진다. 이동차량은 소형트럭에 불과해 희생자가 미군의 5배나 된다. 미군은 이들이 원하는 중무장 병기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일부 이라크군은 암시장에서 자비로 소련제 무기를 구매해 무장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라크군의 작전반경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남부 알쿠트, 디와니야주 등 수개 주의 치안을 맡고 있다. 지난달에는 반군소탕 작전의 4분의 1인 490개의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9월에 비해 50%나 늘어난 것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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