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는 물론 거리에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하고 여성스럽게 치장한 남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경멸 섞인 눈길이 쏟아졌겠지만, 이젠 그들을 향한 시선에 경탄과 부러움마저 묻어난다. 여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예쁜’이라는 수식어를 남자에게 붙이는 것이 칭찬으로까지 통하는 시대다.
MBC ‘PD수첩’은 14일 오후 11시5분에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전통적인 남성상에 대한 관념을 뒤흔들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예쁜 남자’ 신드롬의 실체와 배경 등을 짚어본 ‘2006년 한국, 예쁜 남자가 좋다’를 방송한다.
요즘 ‘예쁜 남자’ 열풍의 중심에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공길 역을 맡은 이준기가 있다.
기획 당시에는 10대, 20대 관객을 유인할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던 이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었던 데는 개봉 전후 일기 시작한 ‘이준기 신드롬’의 힘이 컸다.
이준기의 팬들과 영화평론가, 전문가 등을 만나 여성들이 그에게 환호하는 까닭을 짚어본다.
12인조 남성그룹 슈퍼주니어의 인기도 이준기 못지 않다. 이들은 자신들의 매력이 여성적인 외모에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대중문화의 주소비층인 10대, 20대 여성들이 이처럼 예쁜 남자에 열광하다 보니, 가요계에서는 예쁜 남자들로 구성된 그룹이 잇따라 구성되고 있고 이제 예쁜 남자가 아니면 연예인 되기도 힘들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예쁜 남자는 연예계만의 현상이 아니다.
출근 전 화장대 앞에서 30, 40분씩 보내는 남자들이 적지 않고, 이들을 겨냥한 남성용 화장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남성용 액세서리 전문숍도 성업 중이고, 최근에는 남성성형 전문병원까지 생겼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신드롬이 남성용품업체와 대중매체의 상업적 목적에 의해 띄워지고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그러나 ‘자고로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획일적인 남성상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앙드레 김,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마광수 연세대 교수, 남성심리전문가 정혜신씨 등으로부터 이 시대 한국 남성들이 추구해야 할 남성성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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