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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심한 정치판 주먹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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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심한 정치판 주먹질

입력
2006.02.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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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나 80년대에는 정치는 폭력을 달고 다녔다. 권력의 탄압적 폭력은 물론이고 야당가에서도 폭력은 다반사였다. 각목 전당대회처럼 큰 폭력도 있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당직자를 화장실로 데려가 때리는 사적 폭력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정치 폭력은 거의 사라졌다.

이런 시대 흐름에 저항이라도 하듯 민주당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져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11일 새벽 0시30분 전남 구례군 산동면 한 식당. 민주당 광주시당이 주최한 지방선거 출마 예비후보자 워크숍의 뒤풀이 자리였다.

당시 반(反)한화갑 대표 세력인 최경주 광주 북을 위원장과 이춘범 전 광주시의회 의장 등 30여명이 술자리를 갖고 있었다. 이 자리에 한 대표 계열인 유종필 대변인이 뒤늦게 참석했다가 폭행을 당했다. 이 전 의장이 유 대변인에게 맥주를 끼얹고 맥주병을 던졌으며 최 위원장은 유 대변인의 얼굴을 수 차례 때렸다. 직후 같은 자리에서 당원 설모 씨는 집단 폭행을 당했다.

사건의 발단은 10일 저녁 워크숍에서의 발언권 논란이었다. 유 대변인이 워크숍에 늦게 참석한 반 한화갑측이 발언권을 요청하자 “여흥 시간이니 나중에 하라”며 거부, 최 위원장 등의 감정이 격해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상 원인일 뿐 이면에는 지방선거 공천권을 장악하려는 한 대표측과 반대세력의 대립이 도사리고 있다. 개인적 감정에다 세력다툼이 겹쳐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견해가 다르다고 폭력을 쓰면 군사정권 시절과 다를 게 없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건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주먹질이나 하면서 당을 재건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너무 쉽게 보는 것은 아닌지….

정녹영 정치부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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