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는 벌써 완연한 봄 분위기다.
기나긴 겨울의 끝 자락에 이르면서 봄 나들이 계획을 짜는 가족과 연인들이 늘고 있다. 산과 들로 떠나는 계절이 다가올수록 레저용 차량(RV)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다목적 차량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RV는 레저용 차라는 이름에 걸맞게 뛰어난 연비와 넓은 실내공간 등을 자랑한다. 일반 승용차보다 실내 공간이 넉넉한데다 다양한 시트 배열을 통해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간단한 간식과 조리도구, 아이스박스는 물론 트래킹 장비나 자전거 등을 싣고 떠날 수도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RV가 풀 플랫기능(동승석 시트가 180도 펴져 침대처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장시간 운전에 따른 피로도 풀 수 있다. 여성 운전자들은 좌석이 높아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RV의 매력이다.
4륜구동 기능을 갖춘 SUV는 2륜구동 승용차에 비해 산이나 눈 등 험한 길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막 녹기 시작한 개울을 건너 산길을 가기엔 SUV만한 차가 없다. RV는 경유를 쓰기 때문에 유지비도 적게 든다. 연간 2만㎞를 운행할 경우 가솔린에 비해 100만원 이상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
물론 디젤 엔진이라 소음과 차체 떨림 등이 단점이지만 커먼레일 엔진, 전자제어식 가변터보차저 기술인 VGT 장착 등으로 승차감도 크게 개선됐다.
최근 출시된 기아의 9인승 뉴 카니발이나 11인승 그랜드 카니발은 공간이 넓어 두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화물 적재 공간도 넓어 휴대품이 많은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또 6인 이상 승차하면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어 시간절약은 물론 운전 스트레스까지 줄일 수 있다.
5도어를 갖춘 왜건 모델도 봄나들이엔 제격이다. 최근 출시된 중형 크로스오버 사브 9-3 스포츠콤비는 다이내믹한 스포츠세단에서 느낄만한 주행 성능에다 널찍한 적재공간을 갖췄다.
항공기 모양의 크롬으로 된 핸들을 잡아당기면 카고 바닥이 들리고 적재공간이 2개로 분리돼 공간 활용이 유용하다. 사브 9-3 스포츠콤비는 2.0ℓ직렬4기통 터보엔진이 장착돼있고 1.9TiD 디젤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한 동안 움츠렸던 SUV 시장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 SUV 모델인 뉴 M 클래스는 세단에 주로 쓰이는 모노코크 (자체를 견고하고 가벼운 상자형으로 만들어 엔진이나 서스펜션 등을 조립하는 것) 방식으로 차체가 설계돼 승차감과 안전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V6 가솔린 엔진에 자동7단 변속기가 장착돼, 272마력의 파워효과와 100km 당 11.5 ℓ의 연료절감 효과를 준다. 기존 모델에 비해 차체는 커졌지만 높이는 낮아져 전체적으로 컴팩트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뉴 M 클래스의 등장이 아직 꽁꽁 얼어있는 수입차 프리미엄 SUV시장에 과연 어떤 변화를 일으킬 지 관심이다. 지난해 9월에 출시된 한국닛산 인피니티의 SUV인 FX시리즈는 출시 후 4개월 간 208대를 판매하는 등 나름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뉴 M클래스가 시장 분위기를 바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국내 SUV시장도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이면 신차 출시로 후끈 달아 오를 전망이다.
SUV에 관심 높은 희망 구매자라면 GM대우자동차의 첫 SUV모델 출시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GM대우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선보일 S3X에는 뛰어난 GM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원통형 프리즘을 통해 빛을 발하는 보석 형상 헤드램프와 전후면 범퍼의 메탈 장식, 20인치 휠이 장착된 휠 아치 등이 조화를 이뤄 강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이 돋보인다. S3X는 올 4월 중순 5ㆍ7인승 두 모델이 선보일 예정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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