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9ㆍ11테러 이듬해인 2002년 알 카에다가 로스앤젤레스의 최고층 건물에 납치한 비행기를 충돌시키려 한 ‘재앙적 테러 공격’계획을 좌절시켰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내셔널 가드 메모리얼 빌딩에서 테러와의 전쟁 진전상황에 관한 연설을 통해 “LA 테러공격의 봉쇄는 지속적인 첩보활동을 바탕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협력함으로써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목표는 LA의 ‘라이브러리 타워’였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LA 라이브러리 타워는 높이 1,017피트(310m)로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부시 대통령은 “9ㆍ11 테러 공격의 주범인 할리드 셰이크모하메드가 테러리스트들을 동원해 항공기를 납치하고 신발 폭탄으로 기내 조종실 입구를 파괴해 조종실을 장악한 뒤 이 항공기를 몰아 LA 빌딩으로 돌진하려 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어 “당시 이 공격 계획에는 9ㆍ11 때처럼 아랍계 조직원들이 아니라 비교적 덜 의심을 받는 동남아 출신 젊은이들을 동원하려 했다”면서 “이들은 오사마 빈 라덴과도 만났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좌절시킨 테러 계획’공개는 전날 미 상원 부속건물에서 신경가스 탐지기가 작동돼 의원 등 2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은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그 시점과 의도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페인스타인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공개”라면서 “제2의 비행기 충돌 테러 계획이 실재했는지 아닌지를 가릴만한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부시 대통령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TV로 이런 사실을 발표하면서 적절한 채널로 미리 우리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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