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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학생 덧·뺄셈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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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학생 덧·뺄셈도 못한다

입력
2006.02.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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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큼이나 교육문제로 시끄러운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영국 대학 신입생들의 낮은 학습 수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명문 ‘옥스브리지’(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가 포함된 영국 대학 신입생들의 학습 수준 조사에서 이들이 ‘산수’도 엉망이고, 철자도 제대로 못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등교육 자격(졸업)시험인 GCSE, 대학 입시인 A_레벨의 성적이 10년 이래 가장 높아 고무됐던 영국 교육부는 당혹스런 표정이다.

영국의 사회ㆍ교육을 연구하는 ‘누필드 리뷰’는 9일 옥스브리지를 포함, 16개 주요대학의 입시담당자와 교수 250명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대학 신입생들은 공부를 정말 잘하거나, 아니면 단기 시험공부에만 매달려 실제 능력이 수준 이하인 두 부류로 나눠졌다. 양극화는 영어와 수학 물리 등 기초 과목에서 가장 심각했다.

구체적으로 상당수 신입생이 구두점, 철자법에 무지하고, 숫자에 대해 공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교수들은 “대학생들이 덧셈과 뺄셈을 못하고 철자법과 문법을 몰라 문장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또 최상위권 학생조차 아포스트로피(’) 용법을 알지 못하고,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 정보를 짜깁기해 논문을 작성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교수들은 대학생 절반 정도가 이런 상태로 졸업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학력저하 원인을 엄청난 입시부담과 성적위주의 학습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중등교육 개혁과 보충교육 확대를 요청했다. 현재 일부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전공교육을 1, 2년 미루고 보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의 대학 입학은 고교 1,2년 과정을 이수한 뒤 치르는 GCSE와 다시 2년의 대입 준비과정을 거쳐 보는 A_레벨 시험 성적으로 결정된다. 보고서는 규격화된 시험의 강조와 성적 순위 매기기는 학생에게 독립심과 비판적 학습을 강화하기 보다 주입식(Spoon-feeding) 교육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주입식 교육은 교육의 파행은 물론 학생들에게 시험과 관련 없거나 시험이 끝나면 배운 것을 곧 잊어버리도록 만들었다. 가령 과학 분야의 성적저하는 입시 중압감과 수업시간 단축, 실험 시간 축소, 학생들의 학습 의욕 감소로 인해 생겨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제프 헤이워드 옥스퍼드대 교수는 “입시교육이 독자적인 사고력을 지닌 학생인 아닌 시험기계를 양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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