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의좋은 형제’의 고장인 충남 예산에서 마라톤으로 가족애를 다지는 6형제 부부가 있어 화제다.
6남5녀를 둔 예산군 봉산면 강희열(86)씨의 여섯 아들 가운데 큰아들 부부를 제외한 5형제 부부 10명은 4월 9일 예산에서 열리는 제2회 예산벚꽃마라톤대회에 모두 출전한다. 큰아들 신현호(68)씨가 건강 때문에 출전을 못하지만 대회 당일 응원단장을 자청, 6형제 모두 출전하는 셈이다.
형제들은 지난 설 때 전국에 흩어져 사는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가족애를 다지기 위해 출전을 결정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의좋은 형제상’을 수상했던 셋째 현중(57), 다섯째 현헌(48), 막내 현보(42)씨는 둘째 현호(61), 넷째 현모(54)씨를 설득해 각자의 건강상태에 맞게 5㎞, 10㎞, 하프코스에 각각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소식을 들은 4촌 현신(49)씨 부부는 나이 때문에 출전하지 못하는 4촌 큰형 부부를 대신해 뛰겠다며 동참, 도합 12명의 가족이 나섰다. 어머니 강씨와 자녀들은 도시락을 장만해 대회장에서 가족단합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 형제들이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것은 40년 전. 셋째 현중씨가 덕산중 3학년 때 윤봉길 의사 의거 기념 전국학생마라톤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 서울의 고교에 장학생으로 진학하면서였다.
강씨는 “제대로 먹이지도 못한 셋째 아들이 1위로 골인한 뒤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이젠 마라톤으로 건강을 지키는 아들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예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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