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그제 “금융분야에서 온갖 비법(非法) 행위들을 반대하는 것은 공화국 정부의 일관한 정책이며 앞으로도 국제적인 반 자금세척활동에 적극 합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자금세탁방지 활동 참여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바람직한 변화로 보인다. 북한의 이러한 변화가 달러위조 혐의와 관련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북한의 자금세탁방지활동 참여가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성원이 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면 더욱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북한은 금융제재의 직접적 빌미가 된 위조달러 논란 외에도 마약 밀거래, 가짜 담배제조 유통 등의 불법행위에도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사왔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로 정상적인 달러 획득이 어려워지자 달러 획득과 대미 경제전쟁 차원에서 달러위조 등을 감행해왔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국제사회에서 그러한 불법행위는 통용될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참여할 생각이 있다면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자금세탁방지활동 참여 의지를 밝히면서도 미국이 제기한 달러 위조와 자금세탁 혐의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인했다. 그러나 이정도로 해서 문제가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북한은 자신들에게 제기되어 온 의혹들을 보다 분명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언급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진전”이라면서도 “말과 일치하는 행동으로 보여주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북한이 전향적 자세를 보인 만큼 미국도 북미간 경색을 풀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경직된 대응으로 무위가 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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