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이상으로 2년 4개월 동안 ‘앉은뱅이’가 됐던 낙타가 사육사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재활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7살 배기 암컷 낙타 ‘청애’와 서울대공원 동물원 손홍태(53) 사육사.
손 사육사가 청애를 처음 만난 것은 2003년 7월이다. 서울대공원은 지방의 한 동물원으로부터 청애를 데려왔지만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탓인지 청애는 먹이를 먹지 않고 수척해지더니 두 달이 지나자 혼자 일어서는 것도 힘들어 했다.
수의사들의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청애의 상태는 더 나빠져 이듬해 1월부터는 자리에서 전혀 일어나지 못했다. 수의사들은 “청애가 운동부족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포기했지만 손 사육사는 청애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손 사육사는 매일같이 청애의 다리를 마사지하고 재활운동을 시켰다. 700㎏에 달하는 청애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우리 안에 특수 도르래(체인블록)를 설치하기도 했다. 손 사육사의 정성어린 간호 덕분에 청애는 지난 달 15일부터 다시 일어서서 걸음걸이 연습을 시작했다.
손 사육사는 10일 “23년간 사육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동물을 돌봐왔지만 청애가 가장 애착이 간다”며 “건강이 좋아지면 수컷과 교배시켜 2세를 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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