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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계올림픽 유치와 문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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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계올림픽 유치와 문화 콘텐츠

입력
2006.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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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도는 지금, 올인하고 있다. 3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두 가지(하계올림픽, 월드컵)는 이미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니까 나머지 하나도 해 내야 한다는 명제가 있는 일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2010년의 유치 실패에 이어 재수를 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올림픽 유치의 조건에는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시설이나 인프라, 교통여건, 숙박시설, 주변환경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신청했을 때는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그만한 준비는 갖춰놓고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를 원만하게 치를 수 있는 인프라는 필요조건일 뿐, 그 외의 다른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은 ‘문화 이미지’다. “우리는 엄청난 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것을 국제올림픽위원회는(IOC)는 물론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선수나 임원들은 경기가 중요하지만, 그곳에서 ‘색다른(Ethnic)’ 문화를 체험하기 원한다. 선수나 임원들이 그럴진대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관광객이야말로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싶어 할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도시들을 보면 매우 개성이 강한 문화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르웨이의 릴리함메르가 그렇고 미국의 레이크 플레시드라든지 캐나다의 캘거리가 그렇다. 금년 개최지인 이탈리아의 토리노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14년 동계올림픽의 주무대가 될 대관령 지역은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늘 아래 첫 동네, 눈 마을, 스키 발상지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곳이다. 해발 800㎙의 쾌적함과 풍성한 인심, 그리고 그냥 마셔도 탈 없는 깨끗한 물 등이 대관령의 자랑이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손색없는 최적지임은 틀림이 없다.

횡계로 들어서면서 즐비하게 서 있는 황태덕장은 이방인들에게 매우 이색적으로 보일 것이다. 경기장에서 차로 20분만 가면 탁 트인 동해가 나오고, 주문진의 어시장에서 생동감 있는 삶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자랑이다.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곳 가운데 이처럼 바다가 근접해 있는 곳이 있었던가? 이런 것을 홍보해야 한다. 세계 최대의 에디슨참소리박물관과 오죽헌, 그리고 정선의 꼬마열차, 설악산과 오대산 등을 연계시키는 프로그램도 평창의 장점이다.

그러나 아직도 미흡한 점은 앞에서 말한 문화콘텐츠의 부족이다. 이 점만 보완이 된다면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좋은 기획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여름에 열리는 축제이다. 동계올림픽 기간에 볼 수 있는 특이한 문화행사가 있어야 한다. 엑스트림댄스축제라든지,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댄스뮤직축제라든지, 세계의상쇼, 음식축제 등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대규모 인공 빙장을 만들어서 세계 아이스클라이밍대회를 여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임금님 행차를 재현하는 것도 좋을 것이고, 국립중앙박물관 또는 민속박물관의 일부를 옮겨놓는 이동박물관을 개관하는 것은 어떨까?

전 세계에서 취재하러 온 신문, TV, 라디오, 잡지의 기자들이 스키나 스케이팅 경기 이외의 다른 곳에 카메라를 돌릴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올인하는 자세이다.

정홍택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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