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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엄마, 학교가기 싫어" 초등교 입학전후 이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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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엄마, 학교가기 싫어" 초등교 입학전후 이상행동

입력
2006.02.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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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에 최근 부쩍 짜증이 늘었다. 밥상 머리에서 어머니가 “식탁에 음식을 흘리면 어떻게 해”라고 사소한 잔소리를 해도 밥 숟가락을 ‘탁’ 놓으며“안 먹어”라고 대꾸하기 일쑤다. 동생이 “오빠, 오빠~”라며 달라붙으면 “저리 가”라고 호통을 치게 된다. 신경이 날카로워져서인지 잠도 잘 못자고 무서운 꿈만 꾸게 된다. 새로운 물건을 봐도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30대 회사원의 증상 같은가? 아니다. 초등학교 취학기의 아동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종종 보이는 증상들이다.

어린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스트레스는 유치원, 초등학교 등 전혀 낯선 집단생활 공간에 들어가게 될 때 많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스트레스 해소 능력이 없기 때문에 심할 경우 등교를 거부하는 분리불안증, 틱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그 동안 쉽게 관찰하지 못했던 학습장애, 주의력결핍ㆍ과잉행동장애 등의 증상도 쉽게 드러나게 된다. 초등학교 취학기에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증후의 대표적 사례와 대처 방법을 알아보자.

(사례1)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되는 영희. 영희는 아침에 일어나기만 하면 “엄마 배가 너무 아파”라고 호소를 했다. 영희의 어머니는 소아과에 찾아갔지만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만 나왔다. 그런데 영희는 급기야 설사를 계속했고 밤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분리불안증’의 대표적 사례다. 취학기 아동의 대략 5% 정도가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이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며칠이 지나면 이 증상이 사라진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될 경우 부모는 우선 아이에게 정말 질환이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이상이 없다면 아이 불안의 원인을 찾아 없애주는 것이 해결책이다. 이외로 학교 가는 길에 무서운 개가 있다든지, 학교에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든지 하는 단순한 원인도 많다. 등교길을 바꾸거나 학교 선생님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만으로 금방 해결된다.

특히 이 때는 아이의 소원을 들어줘 학교를 쉬게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대신 아이와 대화, 놀이 등을 많이 하며 안정감을 찾아주는 게 좋다.

(사례2)

초등학교 2학년인 영수는 최근 영어과외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영수는 머리를 양 옆으로 흔드는 습관이 생겼다. 어머니가 “정신 사납다”며 혼을 내고, 때려 보기도 했지만 영수는 더욱 자주, 발작적으로 머리를 양 옆으로 흔들었다.

신체의 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갑작스럽게 움직이게 되는 ‘틱’장애이다. 눈을 계속 깜박이고, 머리를 흔들고, 어깨를 실룩거리는 ‘운동틱’이 있고, 킁킁거리는 소리, 기침소리, 개 짖는 소리를 내는 ‘음성틱’이 있다. 특히 음성틱의 경우 욕설을 반복적으로 해대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경미하고 수주~수개월이면 저절로 없어지는 ‘일과성 틱’이다. 그러나 일년 이상 계속되거나 운동틱과 음성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투렛 증후군’은 소아청소년정신과를 찾아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과성 틱은 꾸중을 하면 증상이 더욱 나빠지기에 무시하는 것이 좋다. 대신 과도한 학업 등을 줄여 아이가 충분히 놀고 쉴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면 된다.

(사례3)

철수는 돌이 지나서야 ‘엄마’, ‘아빠’를 말했다. 만 4세부터는 제대로 말할 수 있었지만 추상적인 단어는 어려워했다. 한글을 제대로 못 뗀 채 입학을 해 책을 읽을 때 더듬었고 틀리게 읽는 경우도 많았다. 산수는 재미있어 했지만 응용문제가 나오면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

병원에서 학습장애 중 읽기장애 진단을 받은 사례다. 학습장애는 뇌 기능 장애로 인해 아동이 연령, 지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은 성취도를 보이는 경우다. 부정확하고 느리게 읽고 독해를 잘 못하는 읽기장애, 수학적 용어ㆍ개념ㆍ공식 등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산술장애, 소리 나는 대로 쓰거나 악필, 문장구성이 미숙한 쓰기장애 등이 있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 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장애가 경미한 경우 읽기, 쓰기, 셈하기 등 부진한 부분을 특화해 맞춤형 교육을 해주면 좋다. 그러나 증세가 심할 경우 정신과 등에서 뇌 기능 장애가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또 이런 때는 주의력결핍ㆍ과잉행동장애, 우울증ㆍ불안증 등의 정서장애, 언어발달장애, 운동기술발달장애 등이 겹쳐져 있을 때가 많기에 이에 대한 진단 및 치료도 필요하다.

(사례4)

초등학생 1학년인 진희는 수업시간에 안절부절 못하고 때로는 벌떡 일어나 교실 안을 돌아다니고, 갑자기 물을 마시러 간다며 교실을 나가버린다. 선생님이 질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별안간 큰 소리로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선생님은 진희 부모에게 “진희가 학습에 의욕이 없고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의력 결핍ㆍ과잉행동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12세 이하 아동 20명 중 1명 꼴로 이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다른 소아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병원에서의 치료 외에 가정에서는 식사, 목욕, 등교, 수면시간 등을 일정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이런 증상의 아이들은 잘못된 행동을 해서 부모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데 이때 심하게 꾸중하기 보다는 잘한 행동을 찾아내 칭찬해 주며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해 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 초등학교 입학기 아이 체크리스트

증상 / 진단 / 대처법

* “학교 가기 싫어요” / 분리불안증 / 아이와 대화 통해 불안원인 진단, 해소

* ‘눈을 깜박’, ‘흠흠 소리내기’등을 자주 할 때 / 운동틱 또는 음성틱 / 대부분 수개월 내 자연치유

* 운동틱, 음성틱 증세를 동시에 보일 때 / 투렛 증후군 / 병원에서 진단 및 치료

* 읽기, 쓰기, 수학문제풀기 등에서 현저한 학습부진 / 학습장애 의심 / 병원에서 진단 및 치료

◆ 주의력 결핍ㆍ과잉행동장애 체크리스트

*8개 이상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에서 정밀진단

□ 과제 또는 놀이활동에서 주의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 경청을 하지 않는다

□ 지시를 따르는 데 어렵다

□ 물건을 분실한다

□ 쉽게 산만해진다

□ 안절부절한다

□ 자리에 앉아있기 어려워 한다

□ 조용히 노는 게 어렵다

□ 불쑥 대답을 한다

□ 순서를 기다리기 어려워 한다

□ 방해하기 또는 끼어들기를 자주 한다

□ 활동을 이것저것 바꾼다

□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다

□ 신체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한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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