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상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뜩이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서 증시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가에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금리 인상으로 증시에 유입되던 유동성의 일부가 은행 등 예금기관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와 수급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은 악재”라며 “채권 대비 배당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잉여유동성의 흡수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도 “이번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국내 유동성에 별 다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일본도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글로벌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콜금리 인상을 큰 악재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우선, 금리 인상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변수였다는 것.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회복 가시화에 따른 물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충분히 예견됐던 이벤트였다. 금리 인상이 예상대로 단행되면서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금리 인상은 그 자체로 경기 회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기가 조만간 고점을 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회복의 지속 기대감은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이번 금리 인상을 끝으로 당분간 금리가 제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주가에는 호재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성장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며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박승 총재의 발언은 향후 경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밝힌 것”이라며 “또한, 금리가 중립적 수준에 다가선 만큼 추가 인상 여지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라 주춤하고 있는 증시에 좋은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데스증권 김한진 전무도 “경기 회복 추세가 뚜렷하다면 금리인상이 반드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경기회복을 전제로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강한 경기회복세가 확인되는 측면이 있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팀장은 “4%의 금리는 ‘중립금리’의 하한선으로 경기를 위축시킬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한은이 4월말까지는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5월이나 6월중 경기 확장세가 유지된다는 판단이 선 뒤에야 콜금리를 한번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