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안거(安居) 기록을 모은 ‘근대 선원 방함록’(近代 禪院 芳啣錄)이 조계종 교육원에 의해 발간됐다. 방함록이란 선원에서 안거를 지낼 때 수행자의 법명, 법호, 소임, 나이, 소속 교구 본사 등을 기록한 자료.
‘근대 선원 방함록’에는 1899년 동안거부터 1967년 하안거까지 해인사 퇴설선원, 수덕사 능인선원, 견성암선원, 범어사 금어선원, 직지사 천불선원, 도리사 태조선원 등 6개 선원의 기록이 수록돼 있다. 이 가운데 퇴설선원 방함록은 경허 스님이 정혜결사를 추진하던 1899년 시작해 김제산, 백용성, 백초월 스님 등 당대 선지식의 수행 이력을 담고 있는데, 1947년 기록에는 조계종 8대 종정을 지낸 서암(西庵) 스님이 정통(淨桶ㆍ화장실 청소) 소임을 담당하며 참가한 사실이 나와있다.
경허, 만공 스님 선풍의 근거지인 수덕사 능인선원 방함록은 1910년 이후 대중 1,600여 명의 수행 기록을 담고 있다. 1941년에는 성철 스님이 동안거에 든 기록이 남아있는데, 스님은 당시 31세였고 소임은 대중 스님의 옷 손질에 쓰는 풀을 끓이는 마호(磨糊)였다.
교육원 불학연구소 소장 현종 스님은 “이번 자료집은 간화선을 중심으로 형성된 조계종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