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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경영권 공방 태풍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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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경영권 공방 태풍 속으로

입력
2006.02.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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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7년째를 맞는 KT&G가 인수합병(M&A) 태풍에 휘말리고 있다. 발단은 세계적인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M&A시도.

지난해부터 KT&G 지분을 조용히 매입해온 아이칸측은 지난해말 KT&G 경영진을 만나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의 기업공개(IPO)와 보유 부동산 매각 등 주가 부양 방안을 요구했으나 확답을 얻지 못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아이칸은 또 다른 기업사냥꾼 워런 리히텐슈타인과 연합, 지분율을 단숨에 6.59%까지 확대했다. 이 사실이 지난주에 밝혀지면서 “KT&G가 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9일 김병주 전 칼라일 아시아 회장이 주도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KT&G에 지분공개매수와 상장폐지를 전제로 한 연대를 제안해왔다는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오면서 KT&G의 경영권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KT&G는 한국인삼공사 기업공개(IPO) 등 아이칸측 요구를 거부한데 이어 MBK와의 연대설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곽영균 KT&G 사장은 9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인삼공사 IPO와 보유부동산 매각 등의 제안은 무리한 요구”라고 밝혔다. 곽 사장은 “인삼공사를 IPO할 경우 수익원을 잃게 된다”며 “보유 부동산은 넓은 면적과 용도 변경 등 문제로 인해 매각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곽 사장은 또, 외국인 최대주주인 프랭클린 뮤추얼(지분율 7.3%) 등과의 연합을 통한 아이칸측의 M&A 시도 가능성에 대해 “플랭클린은 회사 주식을 장기 보유해 왔기 때문에 현 경영진의 노력에 만족할 것으로 믿는다”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MBK측의 연대 제안 보도에 대해서도 “그 같은 제안은 전혀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MBK 윤종하 대표는 이 보도에 대해 “노 코멘트”라면서도 “언젠가 자세히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시장의 반응은 KT&G의 M&A나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는 쪽이다. 우리투자증권 황호성 연구원은 “경영상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우호 지분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단기 주가상승만으로 주주들이 아이칸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상장폐지를 위해 지분 80%를 확보하려면 약 8조원이 필요한데다 추후 자본회수 가능성도 의문이라 현실성이 낮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심할 순 없다. 당장 외국인 지분이 61%에 달하는데다가 확실한 우호지분은 기업은행 5.85%, 우리사주조합 5.75% 정도에 불과하다. 9.6%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으며 국민연금도 지분율이 3.1%에 그치고 있다.

곽 사장도 “우호지분이 30%라는 설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KT&G 내부에서는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포스코와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진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이날 “아이칸측의 KT&G M&A시도가 국내 법규를 위반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밝힌 데 이어 곽범국 재경부 재정정보관리과장도“KT&G는 이미 민영화된 기업이고 정부는 전혀 상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장폐지는 무리겠지만 사모펀드와의 연대는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T&G의 가장 큰 약점은 대주주가 없다는 것”이라며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사모펀드들의 자금을 동원한다면 경영권 위협 방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3월 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경영권을 향한 각축전이 보다 뚜렷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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