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달라졌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서 집권세력으로 변모한 하마스가 유연해지고 있다. 최근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의 파타당에 거국 연정을 제의했던 하마스는 8일 하마스에 속하지 않은 중립적 인사를 차기 총리로 추천키로 해 자치정부의 대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하마스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칼리드 마샤알(사진) 정치국장은 이날 BBC 등과 회견에서 “하마스는 유연한 태도와 의지로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국내외 하마스 지도자들은 6일부터 이집트 카이로에서 자치정부 내각 구성과 향후 진로를 논의하고 있다.

하마스는 파타당을 비롯한 다른 당파들이 참여하는 거국연정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한 첫 포석으로 지난달 25일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자말 알 쿠다이리를 총리로 추대키로 했다.

이집트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가자지구 최대 매트리스 공장을 보유한 사업가다. 교육이나 직업훈련 등 팔레스타인 내부 개혁을 중시하는 반면 이스라엘 문제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색깔을 드러내지 않은 인물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