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석유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모나 샤린 지속가능개발부 장관이 그제 밝힌 ‘무석유 경제’(Oil-free Economy) 계획은 현재 에너지 수요의 32%를 충당하는 석유 의존도를 2020년까지 0%로 만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스웨덴 정부가 처음 이 원대한 구상을 밝힌 뒤 정부 기업 학계 농민 등으로 구성한 국가위원회가 곧 구체적 실행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 핵심은 석유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연료를 식물성 에탄올 등 저공해 연료로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스웨덴은 이미 전력은 원자력과 수력 발전으로, 난방은 지열과 폐열을 활용해 거의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900만이나 되는 선진국에서 자동차 연료까지 모두 대체 에너지로 바꾼다는 것은 놀랍다.
아이슬란드가 2050년까지 모든 자동차 연료를 재활용 에너지 발전으로 충전하는 수소전지로 바꿀 계획이고, 브라질이 사탕수수에서 얻는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쓰는 비율을 5년 안에 80%로 높인다는 목표지만 스웨덴에는 뒤진다. 비록 에너지에 국한된 것이지만 인류가 석유에서 해방되는 길을 여는 획기적 발걸음이라 할 만 하다.
■석유자원 고갈과 지구 온난화에 따라 대체 에너지 확보는 인류의 과제가 됐다. 이 숙제 해결에 앞장선 스웨덴의 노력이 돋보이는 것은 원자력 발전을 늘리지 않고 다른 대체 연료와 재활용 에너지만으로 석유소비를 줄인 데 있다.
1970년대 77%이던 석유 의존도를 절반 이하로 낮춘 스웨덴의 재활용 에너지 비율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26%나 된다. 유럽연합(EU) 평균 6%와 비교해 괄목할 만 하다. 풍력과 조력 발전을 늘리고, 전력소비가 많은 제재소와 제지공장 등에서 나무껍질과 톱밥을 태워 에너지원으로 쓰는 노력을 지속한 결과다.
■‘무석유 경제“ 달성의 관건은 풍부한 삼림에서 얻는 에탄올만을 연료로 쓰는 자동차 개발이다. 사브(Saab) 자동차가 이미 개발한 바이오파워 카는 에탄올 85%에 석유 15%를 섞은 E85를 연료로 쓴다. 이보다 발전된 100% 에탄올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사브와 볼보(Volvo)가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난관보다 더 높은 장벽이 있다. 석유와 비교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문제와 함께, 목재에서 에탄올을 얻기 위해 숲을 파괴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를 재촉한다는 환경론자들의 거센 반대다.
강병태 논설위원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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