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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회장선거 박세직vs천용택 '향군 누구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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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회장선거 박세직vs천용택 '향군 누구품에'

입력
2006.02.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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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향군)의 회장직을 두고 과거 정권에서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거물들이 붙었다.

‘빅매치’는 3공화국에 이어 5ㆍ6공까지 승승장구한 박세직(73) 전 서울올림픽 조직위원장과 국민의정부 초대 국방부장관을 지낸 천용택(69) 전 국가정보원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작됐다.

양측의 격돌은 ‘5ㆍ6공화국 대 국민의 정부의 대리전’이라는 분석과 함께 ‘군내 진보와 보수의 결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9일 향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4월 말 실시되는 향군 차기회장 선거를 앞두고 천 전 원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무실을 내는 등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박 전 위원장도 최근 향군 원로들을 자주 만나면서 “도와달라”고 인사하기에 바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는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군 관계자들은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향군 쪽에서도 양측이 선거 30일전까지 후보등록을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보로 거론되는 두 인물은 보수 성향이 강한 군 장성 출신이지만 각기 다른 정권에 참여하며 행보를 달리했다.

육사4기 선후배 사이지만 박 전 위원장은 일찌감치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1976년 대통령 안보담당 특보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전두환ㆍ노태우 정부에서 요직을 누렸다.

반면 천 전 원장은 문민정부 들어 중장으로 예편한 뒤 1993년 비상기획위원장을 시작으로 국민의 정부에서 국방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을 거치며 햇볕정책을 떠받쳐왔다.

향군은 650만의 회원을 가진 퇴역 군인들의 친목단체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주창하는 대표적 보수단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햇볕 정책에 대해 공공연히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향군의 이런 색채를 감안하면 박 전 위원장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최근의 내부 분위기에서는 일반적 예측이 빗나갈 수 있는 변수들이 감지되고 있다. 향군의 핵심 인물들이 천 전 원장의 캠프로 몰리면서 예측 불허의 판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2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향군회관 앞에서 자유넷 등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이 “천 전 원장의 회장 출마를 반대한다”고 시위를 한 데에는 천 전 원장측의 세 확장에 대한 경계심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천 전 원장은 참여정부 들어 곤경에 처한 향군의 약점을 파고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은 매년 300억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받고 각종 정부 사업에서도 특혜를 받고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지지 행사에 직간 접적으로 관여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보조금 삭감 등의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천 전 원장이 “국고 지원금 규모를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우자 향군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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