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가 코카콜라를 이겼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 펩시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시가총액에서 코카콜라를 제친 데 이어 9일 발표를 앞둔 순익에서도 앞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펩시는 지난해 4ㆍ4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3% 증가한 11억 달러의 순익을 기록한 반면 코카콜라는 전년 대비 28% 감소한 8억 6,400만 달러의 순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로써 100년 동안 만년 2등만 했던 펩시는 시가총액, 시장점유율, 매출에 이어 순익에서까지 명실상부한 1등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펩시의 성공은 “코카콜라를 따라잡겠다며 30년 전부터 차분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1970년대 ‘블라인드 마케팅’(눈을 가리고 맛보게 하는 것)을 시도해 맛은 코카콜라 보다 더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90년대 들어 콜라가 비만의 주범이며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퍼지자 펩시는 과감하게 콜라를 버렸다. 그리고 전체 매출에서 콜라 같은 탄산음료 비중을 20% 아래로 대폭 줄였다. 대신 기능성음료(게토레이), 과일주스(트로피카나), 스낵을 집중 공략했다. 아울러 피자헛, KFC 등 외식업체와 손을 잡고 브랜드 네임을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전문가들은 “펩시는 이제 음료 회사가 아닌 굴지의 식품회사로 발돋움했으며 주가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카콜라는 펩시와는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코카콜라가 세계에서 미국의 상징으로 추앙 받는데 고무돼 콜라 등 탄산음료(전체 매출 중 80%)에만 매달렸다. 당연히 신제품 개발이나 사업 다변화는 소홀했다. 펩시가 바짝 따라오는데도 “대수롭지 않다”며 무시했다. 이 결과 지난 5년 동안 펩시 주가가 30% 이상이 오르는 동안 코카콜라 주식은 30%가 내렸다.
코카콜라는 뒤늦게 펩시를 벤치마킹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파워에이드 등 기능성 음료 비중을 높이는 한편 무설탕 음료, 커피맛 나는 콜라 등 신제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때늦은 후회가 추락하는 코카콜라에 제동을 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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