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예술경연으로 흔히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델픽게임’의 한국위원회(KDCㆍ위원장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가 최근 출범했다.
때 맞춰 국제델픽위원회(IDC) 크리스찬 키르쉬(63) 사무총장이 내한, 8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문화는 정치, 경제의 실패를 보완하며 상생과 화해의 무대로 기여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나 동서 독일의 통일처럼 한반도의 분단 역시 문화 교류를 통해 화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인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그리스 문화성 고문 등을 역임했다.
그는 델픽게임에 대해 “그리스인들이 아폴론 신에게 바친 문화예술 제전으로, 기원전 6세기부터 약 1,000년간 지속됐다”며 “당시에는 기악 노래 연극 등을 겨뤘는데, 현대 델픽은 음악, 공연, 시각ㆍ전통ㆍ언어 예술과 사회ㆍ생태환경 등 6개 분야를 주요 범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델픽위원회는 1994년 세계 19개국이 참여해 설립됐으며, 현재 31개 회원국이 있다. 행사는 1997년 그루지아공화국 트리빌시 청소년대회를 시작으로 2년 시차를 두고 매 4년마다 성인ㆍ청소년 델픽게임을 열고 있다. 내년에 열리는 제3회 청소년 델픽은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며 2009년 성인 델픽(제3회) 개최지는 내년 3월 국제델픽이사회에서 결정된다. 한국위원회는 이 대회의 제주 유치활동을 시작했다.
키르쉬 총장은 델픽게임의 한국 개최 가능성과 관련 “한국의 참여 열의나 한국 문화의 생동감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현재 인도가 유치 희망을 피력하고 있어 뜨거운 경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델픽게임의 본질과 의미가 스포츠처럼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것만도, 단순히 예술축제에 머무르는 것만도 아니라고 말했다.
“국가별로 자체 경쟁이나 추천을 통해 참가해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교육하고, 교류하는 총체적인 국제문화의 장이 델픽게임 입니다. IDC차원에서 부문별 다양한 경연 범주와 경쟁 방식 등을 연구 중입니다.”
한국위원회 이건용 위원장은 “대회 한국 유치를 통해 델픽게임의 국제적 중흥과 한국 문화ㆍ예술의 세계 도약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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